주총 시즌을 맞아 자산운용사들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동국제강(13일 주총)의 하야시다 에이지 이사선임건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지난 2년간 한번도 이사회에 출석한 적이 없는 이사를 다시 선임한다는데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알리안츠GI자산운용과 동부자산운용도 동국제강의 이사선임건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동부자산운용은 오는 14일에 주총이 열리는 금호산업과 SK케미칼의 이사선임건에 반대하고 나섰다. 회사 측은 "금호산업의 경우 이사선임 후보자 2명이 과거 출석률이 64%, 61%에 불과했고, SK케미칼도 후보자 1명의 출석률이 67% 밖에 되지 않아 3/4를 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협회에서는 사외이사 출석률 가이드라인을 3/4(75%)로 제시하고 있다.

이 외 세이에셋자산운용은 7일 주총이 열리는 롯데쇼핑 강전웅 사외이사 선임 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이에 앞서 우리CS자산운용은 S&T중공업의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이익잉여금 처분계산서 승인의 건과 이사선임, 이사보수한도 승인, 감사보수한도 승인 등 전 안건에 대해 반대했다. S&T중공업과 S&T대우 우선상환주 거래에 대한 불공정 가능성으로 기존 주주에 불이익을 가져왔다는 것이 반대의 이유였다.

또 ING자산운용은 CJ 주총에서 스톡옵션 부여안에 대해, 신영투신은 영풍정밀 이사선임안에 대해, 미래에셋은 서울음반의 음반사업부 양도안에 대해 반대의견을 행사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 운용사들이 가지고 있는 지분은 대부분 미미해 표대결은 회사 측의 승리로 끝나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피델리티도 GS홀딩스의 전환사채 관련 정관변경의 건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시했으나 7일 주총에서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동부자산운용 홍현기 주식운용팀장은 "지분율이 적기 때문에 주총 결과에 반영이 안될 것을 대부분의 운용사들이 알고 있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있겠냐"며 "과거에는 운용사들이 중립 의사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지만 향후에는 주주권익 보호를 위해 펀드들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케이스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