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설의 '경영 업그레이드'] 기업가 정신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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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피터 드러커가 본 한국의 잠재력은 기업가 정신이었다."기업가 정신을 실천하는 데 있어 1등은 단연 한국이다.약 40년 전만 해도 한국에는 기업이 전혀 없었다.실질적으로 교육받은 사람도 없었다.그러나 오늘날(1996년) 한국은 약 24개 분야의 산업에서 세계 일류 수준이 됐다."(피터 드러커,'넥스트 소사이어티')
아시아의 경쟁자들이 부러워한 것도 한국 기업인들의 도전 정신이었다.이들은 한국의 사업가를 '부도로 감옥에 들어가서도 다음번 사업 계획을 짜는 별종들'로 보고 두려워하기까지 했다.그러나 한국의 기업가 정신은 더 이상 자랑거리가 아니다.
기업가 정신은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내는 모험심과 창조 정신이다.남이 해 보지 않은 일에,그것도 새로운 방법으로 도전하는 자세다.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미국 제조업을 만든 원천은 바로 100여년 전 에디슨으로 대표되는 도전 정신이었다.1990년대 인터넷 시대라는 새로운 기회를 잡아 일본의 추격을 멀찌감치 따돌린 것도 실리콘 밸리로 상징되는 미국의 기업가 정신이었다.
지금 어려워도 이런 정신이 살아 있다면 미래를 기대해 볼 수 있다.그러나 우리의 기업가 정신은 오히려 바닥 수준으로까지 추락했다.인재들은 공무원 시험에 몰리고,기업들도 투자를 두려워한다.느낌만 그런 게 아니라 실제가 그렇다.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업가 정신 지수'는 1999년 41.9로 고점을 찍고 하락해 2005년의 경우 4.5에 불과하다.1990년대 중반과 비교해도 절반이 안 되는 수준이다.회사를 만들려는 사람도,투자를 늘리려는 기업도 거의 없다는 얘기다.경기는 사이클을 타니 언젠간 좋아진다고 해도 무의욕의 사회가 되면 구제할 방법이 없다.
세계 1등으로 평가받던 기업가 정신이 왜 이렇게 추락했을까.뭐니뭐니해도 사회적 분위기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반기업 정서가 대표적이다.가진 자를 적대시하는 풍조가 사업의 꿈을 접게 만든다.회사 내부적으로는 실패에 관대치 못한 문화가 문제다.이 문화가 성과주의와 결합하면서 한 번 실수로 성과급과 연계된 인사고과에서 불이익을 당한다.새로운 일을 벌이고 위험한 일에 도전하는 분위기는 꺾일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최근 미국의 서브프라임 위기로 전 세계 자본이 급속히 보수화 경향을 보이면서 그나마 기업가 정신이 넘치는 사람들도 돈줄이 마르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창업 자금을 모으기도,추가 투자를 유치하기도 너무 어려워졌다.이런 상황이라면 아무리 정부가 목놓아 외쳐도 성장 엔진은 돌지 않는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무엇보다 기업가 정신을 북돋우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최근 10여 년을 볼 때 새 정부 초기가 이런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다.창업자와 혁신가들이 넘쳐나는 도전적인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새 정부 리더들이 보여주어야 한다.이왕 할 거면 눈에 띄게 해야 한다.창업을 예로 들면,관련 규제를 개선하는 식이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빨리 창업할 수 있는 나라'를 목표로 내걸어야 옳다.
현대적 금언 중에 '가장 위험한 일은 위험에 도전하지 않는 일'이란 말이 있다.한국이 맞고 있는 기업가 정신의 위기가 이 말 속에 녹아 있는 듯하다.
권영설 한경 가치혁신연구소장 yskwon@hankyung.com
아시아의 경쟁자들이 부러워한 것도 한국 기업인들의 도전 정신이었다.이들은 한국의 사업가를 '부도로 감옥에 들어가서도 다음번 사업 계획을 짜는 별종들'로 보고 두려워하기까지 했다.그러나 한국의 기업가 정신은 더 이상 자랑거리가 아니다.
기업가 정신은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내는 모험심과 창조 정신이다.남이 해 보지 않은 일에,그것도 새로운 방법으로 도전하는 자세다.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미국 제조업을 만든 원천은 바로 100여년 전 에디슨으로 대표되는 도전 정신이었다.1990년대 인터넷 시대라는 새로운 기회를 잡아 일본의 추격을 멀찌감치 따돌린 것도 실리콘 밸리로 상징되는 미국의 기업가 정신이었다.
지금 어려워도 이런 정신이 살아 있다면 미래를 기대해 볼 수 있다.그러나 우리의 기업가 정신은 오히려 바닥 수준으로까지 추락했다.인재들은 공무원 시험에 몰리고,기업들도 투자를 두려워한다.느낌만 그런 게 아니라 실제가 그렇다.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업가 정신 지수'는 1999년 41.9로 고점을 찍고 하락해 2005년의 경우 4.5에 불과하다.1990년대 중반과 비교해도 절반이 안 되는 수준이다.회사를 만들려는 사람도,투자를 늘리려는 기업도 거의 없다는 얘기다.경기는 사이클을 타니 언젠간 좋아진다고 해도 무의욕의 사회가 되면 구제할 방법이 없다.
세계 1등으로 평가받던 기업가 정신이 왜 이렇게 추락했을까.뭐니뭐니해도 사회적 분위기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반기업 정서가 대표적이다.가진 자를 적대시하는 풍조가 사업의 꿈을 접게 만든다.회사 내부적으로는 실패에 관대치 못한 문화가 문제다.이 문화가 성과주의와 결합하면서 한 번 실수로 성과급과 연계된 인사고과에서 불이익을 당한다.새로운 일을 벌이고 위험한 일에 도전하는 분위기는 꺾일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최근 미국의 서브프라임 위기로 전 세계 자본이 급속히 보수화 경향을 보이면서 그나마 기업가 정신이 넘치는 사람들도 돈줄이 마르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창업 자금을 모으기도,추가 투자를 유치하기도 너무 어려워졌다.이런 상황이라면 아무리 정부가 목놓아 외쳐도 성장 엔진은 돌지 않는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무엇보다 기업가 정신을 북돋우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최근 10여 년을 볼 때 새 정부 초기가 이런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다.창업자와 혁신가들이 넘쳐나는 도전적인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새 정부 리더들이 보여주어야 한다.이왕 할 거면 눈에 띄게 해야 한다.창업을 예로 들면,관련 규제를 개선하는 식이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빨리 창업할 수 있는 나라'를 목표로 내걸어야 옳다.
현대적 금언 중에 '가장 위험한 일은 위험에 도전하지 않는 일'이란 말이 있다.한국이 맞고 있는 기업가 정신의 위기가 이 말 속에 녹아 있는 듯하다.
권영설 한경 가치혁신연구소장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