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좌를 하고 화두를 잡고 있는 이 순간이야말로 최상의 순간이다.극락에 간다고 한들 이보다 더 즐거울 수 있으랴?"

쌍계사 승가대학 교수이자 불교방송(라디오) 진행자인 월호 스님은 이렇게 설명한다.참선은 깨달음이라는 목적을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즐거워야한다는 것.미래의 깨침에만 마음을 둔 채 인상을 찌푸리고 용을 쓰며 앉아 있으면 오던 깨달음도 달아난다는 얘기다.그래서 월호 스님은 "지금 여기서 밝고 즐겁게 수행할 때 밝고 즐거운 깨달음이 훨씬 가까이 다가온다"고 강조한다.

월호 스님이 즐거운 참선수행의 세계로 안내하는 책 '당신이 주인공입니다'(불광출판사)를 펴냈다.스님은 동국대 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쌍계사 조실 고산 스님 문하로 출가한 뒤 여러 선원에서 수행했다.고산 스님으로부터 강맥을 전수받아 선(禪)과 교(敎)에 두루 밝을 뿐만 아니라 방송진행자로서도 인기가 높다.

월호 스님은 이 책에서 생생한 체험담을 곁들여 참선의 구체적·체계적 방법을 전하면서 참선은 어렵고 힘들다는 고정관념을 깬다.한국으로 출가한 외국인 스님들을 위한 참선 교안과 경허선사의 '참선곡' 등을 동원해 참선의 의미와 방법을 설명한다.

또 자신의 선방체험을 토대로 스님들의 수행 이야기를 들려주고 신자들이 생활 속에서 궁금해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놓았다.

월호 스님은 "몸과 마음은 아날로그식으로 꾸준히 닦아야 하지만 성품은 디지털식으로 단박에 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또한 "앞으로는 인간이 근본이 되는 인본주의,모든 생명이 근본이 되는 생본(生本)주의,더 나아가 본마음 참나가 주인이 되는 심본(心本)주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즐거운 참선,유쾌한 마음 공부를 통해 스스로가 인생의 당당한 주인공임을 확신하라고 조언한다.296쪽,1만2000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