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투자자들의 '뒷북' 투자가 여전해 단기적인 유행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문화 정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5일 메리츠증권 박현철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들의 주요 투자 대상 펀드의 수탁고 증감 추이와 해당 주식시장의 주가지수와의 관계를 조사해 본 결과 여전히 후행적인 투자행태가 관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시장을 우선 살펴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2006년 3분기 이후 상승 반전해 2007년 2000포인트를 돌파하며 큰 폭으로 올랐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은 이와 반대로 작년 4월까지 순유출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순유입세로 돌아선 것은 코스피 지수가 1600대를 회복한 이후이며, 7~9월 3개월 동안 연중 순증가 금액의 68%에 해당하는 자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시장은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악재로 인해 11월부터 하락 반전했다.

박 연구원은 "작년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리기 시작했던 7~9월에 투자를 시작했을 경우 현재 원금 손실이 각각 -7.38%, -4.78%, -9.20%에 달하지만, 작년 초부터 투자했다면 37.06%의 양호한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펀드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작년 초 일본 펀드에 이어 중국, 인도 펀드 등 인기를 모았던 해외 펀드들의 자금 유입과 시장 상황이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펀드의 경우 양호한 수익률이 입소문을 타면서 작년 10월 연중 최대 규모의 자금이 집중됐으나, 11월부터 글로벌 악재를 이기지 못하고 급락해 투자자들의 마음을 쓰리게 했다. 인도 펀드도 수탁고가 2월 말 기준 2조1000억원을 이르렀으나 증시는 1월 중순부터 급락했다.

박 연구원은 "중국 펀드가 자금 몰이를 하던 10월에 투자했다면 현재 -16.76%의 손실을 입었겠지만, 연초부터 투자했다면 연말 급락을 감안해도 22.24% 수익률을 거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익률이 급상승하는 펀드에 관심이 몰리는 것이 인지상정이나 특정 지역으로의 자금집중화는 위험한 투자 행태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3월 국내외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1800선을 회복할 경우 일시적인 환매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됐다.

박 연구원은 "2월에도 펀드 시장이 안정적인 자금 유입을 보여 1월 급락장에서 발생했던 대량환매에 대한 우려는 일단락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향후에는 지수 급락에 따른 펀드 대량환매보다 1800대 회복시 일시적 환매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작년 하반기 1800대에서 1900대까지 가는 과정에서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점을 감안할 때 원금 회복 수준에 가까워 질 수록 환매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