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10%이상 오르다니‥더이상 허리띠 졸라맬 수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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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새 10%이상 수두룩하게 올라
지난 3일 가까운 대형 마트를 찾은 주부 김정아씨(35)는 계산대에서 영수증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라면과 우유,오렌지 주스,세탁세제 등 식품과 생활용품을 구입하는 데 쓴 돈이 2만9490원.꼭 한 달 전에 비해 3470원이나 더 내야 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1년도 아니고 한 달 사이에 물가가 이렇게 뛸 수 있느냐"며 "차도 안 몰고,외식도 삼가는데 더 이상 어떻게 허리띠를 졸라 매느냐"고 한숨을 쉬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농심 라면 가격이 100원 오른 것을 지적했고,3일 첫 국무회의에서도 유독 물가안정을 강조했지만 서민ㆍ중산층의 생필품 가격 오름세는 좀체 멈추지 않고 있다.
더욱이 관련 업계는 밀가루,유제품 등이 1년 새 50~150%나 폭등,제품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으로도 오를 품목 수두룩
CJ제일제당은 콩ㆍ밀 등을 원료로 쓰는 해찬들 고추장ㆍ된장(3㎏) 등 장류(醬類) 가격을 이달 안에 최대 10% 올리기로 했다.
이미 올린 밀가루 값도 추가 인상을 검토 중이다.
CJ는 이미 가쓰오우동(504g)과 볼로냐스파게티 가격을 7%씩 올렸다.
라면값 인상은 다른 업체로 확산되고 있다.
농심에 이어 삼양식품은 3일부터 29개 라면 제품과 스낵 가격을 일률적으로 100원씩 인상한다고 대형 마트 등에 통보한 상태다.
대표 상품인 삼양라면이 650원에서 750원(15.4%)으로,짱구과자(75g)는 600원에서 700원(16.7%)으로 각각 오른다.
오뚜기는 진라면ㆍ열라면 등 라면 가격을 다음달 초부터 올리기로 하고 5~10% 선에서 인상폭을 저울질하고 있다.
국제 유(乳)제품 원가와 우유 팩포장비용 상승(1년 전 대비 g당 18%) 등으로 우유 가격도 뛰고 있다.
매일유업은 딸기ㆍ초코우유(200㎖) 가격을 이달 안에 500원에서 550원으로 올리고,서울우유도 1000㎖ 우유 제품을 중심으로 3~4월 중 가격 인상을 단행할 예정이다.
양대 제과업체인 롯데제과와 해태제과는 가격을 동결하는 대신 제품 용량을 줄이는 편법을 쓰고 있다.
롯데제과는 이달 들어 한 봉지 500원인 빼빼로 50g을 39g으로 줄였고,카스타드는 종전 가격(3300원)을 유지하되 봉지당 11개를 10개로 줄였다.
해태제과는 땅콩그래(1200원)를 98g에서 72g으로 감량했다.
◆2월 물가 3.6%…라면값 반영 안돼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6% 올라 1월 상승률(3.9%)보다 둔화됐다.
당초 4% 선을 넘길 것이란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은 공산품 물가 조사 시점이 지난달 15일이어서 하순 이후 라면값 인상이 반영되지 않은 탓이다.
물가통계에서 라면의 가중치를 감안할 때 라면값 20% 상승은 소비자물가를 0.04%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다.
물가통계가 서민들의 체감물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살 만하다.
장성호/현승윤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