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기시대인 기원전 4000년대 무렵에 한반도 서해안 도서지역에서 개를 사육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고고학적 증거가 발견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는 '연평도 패총 학술조사 5개년 계획'에 따라 2000~2003년 이 지역 패총 유적 3군데를 발굴조사한 뒤 수습한 유물 중 동물뼈를 이준정 서울대 고고학과 교수에게 의뢰해 분석한 결과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중 개뼈는 2003년에 발굴한 '까치산 패총'에서 수습됐다.

분석 결과 개뼈는 두개골과 상악골,하악골,경추,요추,늑골,대퇴골 등 71점에 달했다.

이 교수는 "이런 출토량은 1개체의 개가 자연사한 뒤에 패총에 매장됐음을 보여주며,만약 식용했더라도 전체 부위를 한 곳에 폐기했음을 짐작케 한다"면서 "전체적인 크기와 두개골,하악골,치아 형태 등으로 보아 야생종을 수렵한 것이 아니라 사육종임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전까지 신석기시대 사육종 개의 흔적은 안면도 고남리 패총과 창녕 비봉리 유적,부산 동삼동 패총,통영 연대도 패총 등지에서 확인된 적이 있으나 대체로 남해안 지역이 중심이었다.

연평도 패총 개뼈는 서울대 기초과학교육공동기기원 AMS실에 의뢰한 탄소연대 측정에서 5520±50 BP(보정연대 기원전 4460~4310년)라는 수치를 얻었다.

기존 개뼈에 대해서는 연대 측정이 시도된 적이 거의 없었다.

따라서 이번 성과는 "한반도에 사육종 개가 도입된 시점이나 경로 등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이 교수는 덧붙였다.

문화재청은 이런 성과를 정리해 '연평도지역 패총출토 동물유존체 분석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