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신규 증권사 설립이 잇따를 전망입니다. 하지만 이들 신설 증권사나 기존 증권사 모두 위탁매매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박병연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주 신규 증권사 설립 인가 신청을 낸 기업은 모두 13곳에 이릅니다. 하지만 이들 기업 중 자산관리나 투자은행(IB) 업무를 할 수 있는 종합증권업에 진출하려는 기업은 4곳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미 '레드오션'으로 분류되고 있는 위탁매매 영업 중심의 증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깁니다. 시장전문가들은 그러나 위탁매매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후 영업환경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실제 미국의 경우 1975년 위탁매매 수수료 자율화 이후 위탁매매 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증권사들은 경영악화에 시달리다 시장에서 퇴출되는 사례가 잇따랐습니다. 일본의 경우도 지난 2006년 이후 증권사간 위탁매매 수수료 경쟁이 본격화되며 수수료가 0% 근처까지 내려갔습니다. 0%에 가까운 수수료를 받고도 BEP(손익분기점)를 달성하려면 최소 3% 정도의 점유율이 필요해, 신규 증권사로선 감당하기 벅찰 수 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2006 회계연도 기준으로 국내 증권사 전체 매출에서 위탁매매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47%에 이릅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12%, 메릴린치가 21%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위탁매매 수수료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수수료 수준은 예전에 비해 크게 낮아져 온라인 매매 기준으로 최저 0.024%까지 떨어진 상탭니다. 증권사들이 거래소와 예탁원, 협회 등에 내는 유관기관 수수료가 0.01%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마진은 0.014%에 불과합니다. 최근 들어 국내 증권사들의 시가총액 순위가 뒤바뀐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자산관리와 IB 비중이 높은 미래에셋증권이 위탁매매 비중이 높은 대우증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섰고, 두 증권사간 격차는 이미 1조원 가량 벌어진 상탭니다. 시장전문가들은 자통법 시행 이후에도 여전히 위탁매매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은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자 입장에선 단기 실적 추이보다는 매출구조 변화를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WOW-TV NEWS 박병연입니다. 박병연기자 by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