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이 주요 업종과 종목에 대해 기존의 시장 평가와 극명하게 대조되는 보고서를 2일 공개해 주목된다.

미래에셋은 '미래에셋 대(對) 시장'이란 제목을 단 이 보고서에서 시장의 평가는 좋지 않지만 자신들은 유망하게 보는 종목,반대로 시장에서는 좋게 보고 있지만 부정적으로 전망되는 종목을 구체적으로 열거하며 시장의 평가와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말하자면 시장에서 어떻게 보든 독자적으로 '내 길을 가겠다'는 마이웨이를 선언한 셈이다.


통상 증권업계의 종목·업종보고서 또는 포트폴리오가 대부분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와 크게 다르지 않거나,차이가 있는 경우에도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는 것에 비하면 아주 이례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이번 보고서는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그 자체가 미래에셋그룹의 향후 자산운용 포트폴리오로 채택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국내 최대 기관인 미래에셋의 매매 방향을 엿볼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증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해운주 유망하다"

미래에셋증권은 이 보고서에서 최근 시장의 부정적인 전망이 많은 조선·해운주에 대해 여전히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현대중공업 두산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을 최고 유망주로 분류했다.

예컨대 현대중공업의 경우 다른 증권사들은 평균 목표가를 55만원으로 낮게 제시하고 있는 데 비해 미래에셋은 80만원으로 현 주가(38만1500원)의 2배 이상으로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대우조선도 다른 증권사들의 평균 목표가는 6만1200원이지만 미래에셋은 이보다 훨씬 높은 10만원의 목표가를 제시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또 은행 통신서비스 항공 지주회사 건설 등을 시장의 전체적인 전망보다 훨씬 밝게 내다봤다.

대표적인 우량 종목으로는 국민은행 KT SK텔레콤 LG 대한항공 등을 꼽았다.

미래에셋은 이들 종목의 목표주가와 EPS(주당순이익) 전망치를 시장 평균보다 최소 30% 이상 높게 제시했다.

이 밖에 정보기술(IT) 업종에서는 LG전자LG필립스LCD 등만 유망 종목으로 선택했다.

농심·다음은 평가 낮춰

반면 농심과 다음 등에 대한 평가는 시장보다 부정적이다.

우선 농심은 원재료값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가 실적에 지속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미래에셋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올해 EPS 전망치를 1만6919원으로 다른 증권사들의 평균치(2만1325원)보다 훨씬 낮게 잡았다.

다음에 대해서도 성장성이 낮다는 이유로 EPS 전망치를 다른 증권사들의 평균치(4680원)보다 13% 이상 낮은 4042원으로 제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동양제철화학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다.

이 종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6%가량의 지분을 보유한 대표적인 미래에셋 관련주이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동양제철화학의 올해 EPS 예상치를 시장 평균(7098원)보다 낮은 6863원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목표주가를 36만원으로 제시,시장 평균(39만3000원)보다 낮췄다.

지난해 다른 증권사들이 동양제철화학의 성장가치가 불투명하다며 보수적인 목표주가를 제시할 때 미래에셋증권이 가장 공격적인 목표가를 제시했던 것과는 정반대다.

미래에셋증권은 이 밖에 하이트맥주 GS건설 한미약품 신세계 등을 시장 평균보다 낮게 평가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기계 전자부품 등에 대해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