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소니의 변심과 삼성특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그게 정말입니까?" 지난 21일 밤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은 초비상이 걸렸다.일본 소니가 '10세대 LCD패널 사업은 샤프와 합작하겠다'고 통보해온 것이다.소니는 2004년 삼성과 7ㆍ8세대 LCD패널 사업을 합작하면서 세계 LCD패널 및 TV시장을 함께 이끌었던 든든한 우군.합작 초기 일본 정부와 재계로부터 '배신자'란 말까지 들으면서도 협력관계를 맺어왔던 소니였기에 삼성의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중대 사태로 판단한 삼성그룹 수뇌부는 22일부터 극비리에 소니 설득작업에 나섰으나 뒤집기에 실패했다.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은 소니는 "삼성이 공급하는 패널만으로는 내년 이후에 계획이 잡힌 TV 생산량을 맞출 수 없어 샤프로 거래선을 다양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하지만 삼성의 레이더에는 일본 정부와 재계가 "삼성이 특검수사를 받는 지금이야말로 LCD 시장주도권을 되찾을 적기"라고 입김을 불어넣은 흔적이 곳곳에서 포착됐다는 후문이다.
소니의 변심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소니와 삼성의 결별을 특검수사와 연결짓는 것은 견강부회(牽强附會)라는 지적도 있다.현재의 위기와 불법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는 별개인 만큼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는 얘기다.일리있는 시각이다.
하지만 삼성이 특검수사로 인해 심각한 경영차질에 당면하고 있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그룹 수뇌부가 연일 소환되고,출국 금지당한 계열사 사장들은 해외 출장조차 일일이 허락받고 나가야 하는 것이 지금 삼성이 처한 현주소다.이런 상황에서 조단위의 투자결정을 누가 내리며,해외 거래선을 어떻게 관리할 수 있겠느냐는 삼성의 하소연도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지금 전자ㆍIT 분야는 춘추전국의 전쟁터다.휴대폰 업체인 모토로라의 추락을 예측한 전문가들도 많지 않았다.일본 전자 업체들은 대반격을 시작했지만 삼성은 앞으로도 50일 이상 특검수사를 받아야 한다.삼성이 이룬 반도체ㆍLCD 1위 신화가 권불십년(權不十年)으로 그치지 않을까 걱정된다.
이태명 산업부 기자 chihiro@hankyung.com
중대 사태로 판단한 삼성그룹 수뇌부는 22일부터 극비리에 소니 설득작업에 나섰으나 뒤집기에 실패했다.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은 소니는 "삼성이 공급하는 패널만으로는 내년 이후에 계획이 잡힌 TV 생산량을 맞출 수 없어 샤프로 거래선을 다양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하지만 삼성의 레이더에는 일본 정부와 재계가 "삼성이 특검수사를 받는 지금이야말로 LCD 시장주도권을 되찾을 적기"라고 입김을 불어넣은 흔적이 곳곳에서 포착됐다는 후문이다.
소니의 변심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소니와 삼성의 결별을 특검수사와 연결짓는 것은 견강부회(牽强附會)라는 지적도 있다.현재의 위기와 불법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는 별개인 만큼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는 얘기다.일리있는 시각이다.
하지만 삼성이 특검수사로 인해 심각한 경영차질에 당면하고 있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그룹 수뇌부가 연일 소환되고,출국 금지당한 계열사 사장들은 해외 출장조차 일일이 허락받고 나가야 하는 것이 지금 삼성이 처한 현주소다.이런 상황에서 조단위의 투자결정을 누가 내리며,해외 거래선을 어떻게 관리할 수 있겠느냐는 삼성의 하소연도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지금 전자ㆍIT 분야는 춘추전국의 전쟁터다.휴대폰 업체인 모토로라의 추락을 예측한 전문가들도 많지 않았다.일본 전자 업체들은 대반격을 시작했지만 삼성은 앞으로도 50일 이상 특검수사를 받아야 한다.삼성이 이룬 반도체ㆍLCD 1위 신화가 권불십년(權不十年)으로 그치지 않을까 걱정된다.
이태명 산업부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