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부 출범일에는 주가가 하락한다는 징크스가 이번에는 깨질 모양이다.

부국증권에 따르면 지난 13~16대 대통령 취임식 때마다 주가는 하락했다. 13대 때는 3.30%, 14대 2.56%, 15대 4.53%, 16대 3.90%의 주가 하락률을 기록했던 것.

그러나 25일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을 맞아 코스피지수는 1%대 상승세를 보이며 1700선을 다시 회복하고 있다.

김영각 현대증권 연구원은 "일자리 창출과 7%대 고성장을 부르짖고 있는 신정부가 이번주를 시작으로 새롭게 출범하게 된다는 소식은 증시에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며 해외 시장과의 동조화에서 단기적으로 벗어날 기회를 마련해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매수 주체가 없는 가운데 프로그램 매매에 따라 움직이는 장세가 연출되면서 신정부 출범식이 당장 투자심리 개선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주말 미 증시 상승으로 같은 시간 일본 닛케이지수가 2% 넘는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에 비해 코스피는 차익실현 매물로 오히려 상승폭이 제한되고 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본 시장 개방화 진전으로 인해 지난 5년간 국가 간 주가 동조화 현상이 강화됐다"며 "주식이라는 위험 자산에 대한 글로벌 자본의 선호 정도와 그 결과물로서의 글로벌 증시의 추세가 국내 증시의 방향성 결정에 가장 중요한 변수라는 점은 신정부 집권기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전히 큰 방향의 결정은 글로벌 증시의 추세에 달렸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증시에서 신정부 정책을 중심으로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에 거는 기대감은 여전히 높다. 수혜업종을 찾는 발길도 분주하다.

송창민 한화증권 연구원은 "역대 대통령 취임식을 기점으로 증시는 대체로 상승세를 보였다"며 "취임초 정책 방향에 따른 불안감으로 잠시 조정 혹은 횡보세를 보이지만 차츰 안정을 찾아가며 임기 2년차 주가는 고점을 형성했다"고 밝혔다. 대통령 취임 후 주가는 대체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신정부 출범을 계기로 단기적으로 증시는 안정을 찾은 상태에서 반등 국면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정부가 징크스를 딛고 지난 정부에 이어 앞으로 5년간 강세장을 또 이어갈 수 있을지, 그 첫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