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상묵씨(34)는 지난 주말 인터넷TV(IPTV)를 통해 극장에서 놓친 영화를 마음껏 즐겼다.지금까지 극장에서 못본 영화를 보려면 비디오나 DVD가 출시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하지만 이제는 극장 종영과 동시에 IPTV를 통해 영화를 즐길 수 있으니 안방극장이 따로 없다.

IPTV가 안방을 영화관으로 변신시키고 있다.KT와 하나로텔레콤은 최근 국내외 대형 영화배급사와 제휴를 맺고 신작 영화를 속속 방영하고 있다.극장에서 방금 종영된 신작들을 비디오나 DVD보다 앞서 선보이는 사례도 늘고 있다.영화 종영과 동시에 주문형비디오(VOD)로 서비스하면서 극장 종영 후 기다려야 했던 홀드백(hold back) 시간을 크게 줄였다.

KT는 최근 월드스타 김윤진 주연의 '세븐 데이즈'를 DVD 출시와 동시에 메가TV에서 방영하고 있다.세븐 데이즈는 7일 동안 납치된 딸과 살인범을 맞바꿔야만 하는 변호사의 한계상황을 다룬 협상극이다.김윤진에게 '맥스무비 최고의 여우주연상' 수상의 영예를 안겨준 화제작이다.

메가TV는 오다기리 조 주연의 '도쿄 타워',한예슬 주연 '용의주도 미스신' 등도 극장 종영 한 달 만에 서비스하고 있다.모두 DVD 출시 시기보다 빠르다.류승범 주연의 '라듸오 데이즈'와 할리우드 톱 스타 윌 스미스 주연의 '나는 전설이다' 등의 화제작도 조만간 메가TV를 통해 서비스할 예정이다.KT는 영화 제작ㆍ배급사인 싸이더스 FNH를 자회사로 두고 있어 콘텐츠 수급력에서 경쟁사에 앞선다고 자평하고 있다.

하나로텔레콤 역시 최근 CJ엔터테인먼트 등과 제휴를 맺고 신작 영화를 홈비디오 및 DVD 출시와 동시에 서비스하는 '하나박스' 서비스를 오픈했다.영화 '화려한 휴가'를 시작으로 '식객''바르게 살자' 등을 선보였다.하나로 측은 하나TV가 CJ엔터테인먼트의 영화를 극장 밖에서 가장 빨리 볼 수 있는 채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나로는 소니픽쳐스텔레비전인터내셔널ㆍ워너브라더스ㆍ디즈니와도 계약을 맺고 하나박스를 통해 최신 영화를 제공하고 있다.기존에 통상적으로 극장영화 상영 3~6개월 후 홈비디오가 출시되고 그로부터 1~3개월 이후에 주문형비디오 서비스가 제공된 것과 비교하면 콘텐츠 유통시기를 대폭 단축했다.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사랑의 레시피'를 선보였고 앞으로 홈비디오로 출시될 '베오울프' '나는 전설이다' 등 연간 20여 편의 극장용 영화를 제공할 계획이다.또 고화질(HD)의 영화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의 요구에 맞춰 이용환경에 따라 HD와 일반화질 서비스를 선택해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IP-TV라는 새 미디어가 나타나면서 콘텐츠의 배급 경로가 다양해지고 유통시기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며 "HD 콘텐츠를 이용하면 안방에서 극장 못지 않은 화질을 감상할 수 있어 이용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