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영화 하나로 작품상과 감독상, 각색상 그리고 남우조연상을 한꺼번에 휩쓴 조엘(53)ㆍ이선(50) 코언 형제 감독이 '올해 아카데미의 승자'에 올랐다.

이들 형제는 한 평생 모든 작품의 각본ㆍ연출ㆍ편집 등을 함께 해 온 형제 감독으로 이번의 공동 감독상 수상은 1961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로버트 와이즈와 제롬 로빈스 이후 두 번째다.

코언 형제는 이날 시상식 무대에서 "어렸을 때부터 많은 카메라를 가지고 함께 영화를 만들었는데 그때보다 나아졌는지 모르겠다"고 말할 정도로 어렸을 때부터 영화에 큰 관심과 재능을 보였다.

미네소타에서 대학 교수인 부모의 아들로 태어난 코언 형제는 1984년 '분노의 저격자'로 데뷔한 이후 여러 가지 장르를 섞어 '바톤 핑크' '애리조나 유괴사건' '밀러스 크로싱' 등 그들만의 독특한 스타일의 수작들을 만들어 주목을 끌어왔다.

또 '허드서커 대리인'과 '파고', '위대한 레보스키' 등의 작품도 만들었다.

이 중 1996년에 만들어진 '파고'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나오기 전까지 코언 형제의 작품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코언 형제는 1991년 '바톤핑크'와 2001년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로 칸 영화제 감독상을, 1997년에는 '파고'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는 등 국제 무대에서도 널리 사랑을 받아 왔다.

미국 영화정보사이트 IMDB는 이들 형제가 미국 내외의 영화제에서 무려 61차례 수상하고 56차례 후보에 올랐던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이들이 함께 쓰고 연출한 12번째 장편 영화이자 다른 작가의 소설을 토대로 만든 첫 번째 영화다.

줄거리는 주인공 모스가 사막 한가운데서 사냥을 즐기다가 바로 전에 총격전이 있었던 듯한 출혈이 낭자한 사건 현장을 발견하지만 생존자를 외면하고 돈가방을 발견한다.

모스는 새벽녘에 사건 현장을 다시 방문했다가 200만 달러가 든 가방을 찾는 살인마 안톤 시거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는 등 돈가방을 놓고 세 명의 남자가 쫓고 쫓기면서 벌이는 이야기다.

음악이나 효과음향 없이 황량함이 물씬 풍겨나는 1970년대 미국 서부풍 배경과 무미건조한 총격 장면으로 극적인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코언 형제의 독창적인 연출력이 돋보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