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규 전 대구대 총장, 경영학교수 일생 리사이틀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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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 전문 번역가이자 경영 관련 저술가로 유명한 이재규 전 대구대 총장(60)이 직접 테너로 출연하는 고별음악회를 마련해 화제다.명예교수 퇴임과 60권의 저서 출판을 기념하기 위해 이 전 총장이 직접 기획하고 노래를 부르는 것.3월10일 대구그랜드 호텔에서다.이 전 총장은 총장임기를 마친 2005년 교수직을 사직하고 명예교수로 물러나 있다가 이번에 완전히 퇴임하는 것. 고별 강연과 함께 진행되는 테너 솔로 리사이틀에서 이 전 총장은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 등 6곡을 열창한다.
이 전 총장은 그동안 받은 저서 인세 중 5000만원의 장학금을 자신이 설립한 베네딕트 장학회에 전달하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이날 행사는 딱딱하고 정형화된 교수 퇴임식에서 벗어나 보자는 기획에 따라 색다르게 꾸며진다.
그의 성악 솜씨는 수준급으로 알려져 있다.학창시절 성악에 심취해 음대에 진학하려다 집안의 반대로 주저앉았다는 것.국내에서 열리는 국제연주회에 거의 빠지지 않을 정도로 클래식 마니아이기도 하다.이번 행사는 결국 학창시절의 꿈과 교수 일생을 동시에 보여주는 무대인 셈이다.
보직교수와 기업 후원자,친인척을 초대한 만큼 노 교수는 떨린다고 한다.쉬운 노래가 하나도 없어 매주 토요일 오후 7시부터 2시간씩 반주자와 함께 공식적으로 연습하고 집에서 시간날 때마다 개인적으로 목소리를 가다듬는다고 한다.'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연습할 때는 정작 자신이 잠을 못 잔다며 웃기도 했다."옥타브가 높은 어려운 곡인데 당일 목소리가 갈라지는 실수가 나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총장은 "퇴임 후 미술과 경영학,음악과 경영학 등을 엮는 컨버전스 활동에 적극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이번 음악회나 최근 태창장학문화재단의 후원으로 평생 모아온 클래식 음악 자료를 재구성해 'CEO를 위한 클래식 음악 에피소드'와 'CEO를 위한 작곡가 에피소드'라는 두 권의 책으로 출간한 것도 이런 인생관과 무관치 않다.
서울대 상대를 졸업하고 경영학 교수로 활동해온 이 전 총장은 그동안 33권의 저서와 27권의 번역서를 출간했다.'프로페셔널의 조건','단절의 시대','21세기 지식경영','뉴소사이어티' 등 국내에 소개된 드러커의 대표작들은 대부분 이 전 총장의 손을 거친 것들이다.본인 스스로도 기업과 경영의 역사,피터 드러커 평전,경영학 원론 등 각종 저서를 내놓기도 했다.이 전 총장은 "앞으로도 매년 1권 이상의 책을 저술해 80세가 되는 해에는 80권 저술기념회를 열겠다"며 음악회 초청장을 건냈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