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입학 시즌을 맞아 9만원대 후반에서부터 10만원대 후반에 이르는 저가 남성 정장들이 뜨고 있다.베이직하우스가 내놓은 9만9000원짜리 남성정장과 더클래스.에스티코.알렌테이크 등 셔츠&타이 전문점들이 출시한 10만원대 정장들이 예상을 훨씬 웃도는 판매 실적을 거두고 있다.

엠비오.티엔지티.지이크 등이 내놓은 중가의 남성 캐릭터정장의 정가는 40만~50만원인데 비해 이들은 캐주얼 의류를 생산하는 제조 노하우와 중국에서 확보한 제조 인프라를 이용해 가격대를 크게 낮췄다.또한 높은 가격을 붙여 놓고 나중에 할인해 판매하는 식으로 운영하는 다른 브랜드와 달리 처음부터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디자인과 품질에 대한 신뢰를 쌓고 있다.

남성 셔츠&타이 전문숍인 더클래스는 지난달 신입사원을 겨냥해 9만8000원짜리 정장을 선보여 한 달여 만에 전 품목을 모두 파는 예상외의 실적을 거두고 3번째 재생산에 들어갔다.트라이브랜즈의 알렌테이크는 지난 12월 말 본격적인 정장 판매에 앞서 테스트 차원에서 내놓은 19만8000원짜리 남성 정장 2품목이 모두 팔려 올 봄시즌에는 8품목으로 늘렸다.에스티코도 지난 가을 시즌 처음 출시한 10만원대 정장 매출이 현재 전체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패스트 패션을 즐기는 젊은층이 주고객이라는 것.값비싼 정장 한 벌을 구입해 오래 입기보다는 최신 유행에 부합하는 디자인의 정장을 저렴한 가격에 부담없이 구입하려는 젊은층의 의도를 제대로 공략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디자인은 고급 브랜드에 뒤처지지 않아도 소재에서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고가의 정장이 주로 사용하고 있는 100% 울실크가 아닌 폴리에스테르나 레이온을 혼방한 소재로 만들었기 때문에 제품 가격을 그만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