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규슈 남쪽 가고시마(鹿兒島)비행장에서 비행기로 남쪽으로 40분을 더 내려가면 휴양지로 유명한 다네가시마(種子島)에 도착한다.

이곳은 포르투갈 상인들이 일본에 철포를 전래한 곳으로 이름나 있다.

1만50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다네가시마는 일본인들에게 희망과 미래를 심어주는 우주 기지가 들어서 있다.

섬 동남쪽 6.4㎢ 부지에 세워진 다네가시마에는 우주 발사대를 비롯 조립공장,관제실,각종 실험동 등이 설치돼 있다.

일본이 우주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로 하면서 다네가시마를 개발한 것은 1964년.올해 전남 고흥에서 외나로도 우주기지를 세우는 우리보다 44년이나 앞섰다.

그 사이에 이곳에서 쏘아올린 인공위성은 모두 40여기.지난해만 해도 달 탐사위성 '가구야'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지난 14일 이곳을 찾은 날에도 우주 관측위성 '윈즈'발사 여부를 놓고 긴장감이 돌았다.

결국 제어장치의 이상으로 발사 시기는 미뤄졌다.

오시마 다쓰오 일본우주개발진흥기구(JAXA)홍보부장은 "일본의 우주 개발은 독자적인 기술로 만든다는 원칙 아래 수많은 실험을 반복해 왔다"며 "물론 위성 발사 중 10%가량은 실패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일본은 이제 상업용 우주 로켓 발사단계에까지 이르고 있다.

일본은 우주 정책에서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일본의 연구개발 예산 40조원(2007년 기준)에서 약 8%를 우주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일본이 자랑하는 기술인 무인 로봇을 이용,행성의 특질과 산업적 이용 가치를 연구하는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다.

올해에는 유인 우주선 '키보'를 국제우주정거장에 쏘아 올릴 예정이다.

일본은 이런 차원에서 우주 기술에 민간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5년 전부터 로켓 등을 개발하고 있는 미쓰비시중공업을 주관사로 삼아 우주 사업의 민영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주 로켓 개발 및 발사 사업에는 도시바 NTS,히다치,NEC,가와자키중공업 등 대부분의 일본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의 아사다 소이치로 미쓰비시중공업 우주기기부장은 "상업용 로켓 시장에 일본 기업들이 적극 뛰어들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도쿄.다네가시마=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