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닥의 조정장세를 틈타 일부 실적 부진 업체들이 때아닌 '묻지마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21일 증권선물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 22개 중 7개가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이 가운데 작년 4월 코닉시스템에서 분할 재상장된 코닉글로리는 2007년 영업손실 17억원,순손실 4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하지만 주가는 최근 일주일 만에 무려 66.7% 뛰었다.미주씨앤아이는 전날 관리종목 해제 발표로 220원(10.05%) 오른 2410원에 마감됐지만 작년 영업손실 51억원,순손실 65억원으로 5년째 적자를 이어갔다.

횡령 등 각종 악재에 휘말린 업체들도 돌연 강세를 보였다.퓨쳐비젼은 최근 현 경영진이 전 대표이사를 횡령 및 배임죄로 고소한 데 이어 소액주주들마저 대표이사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하지만 21일 퓨쳐비젼은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1200원에 마치며 이틀째 오름세를 이어갔다.잇따른 어음위변조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관리종목 엔토리노도 상한가였다.

지난해 이익이 큰 폭 감소한 회사들도 주가는 반대로 오름세다.작년 태양광 테마주로 이름을 날린 에이치앤티는 작년 매출이 전년 대비 45.4% 감소한 905억원,영업이익은 99.5% 급감한 3400만원에 그쳤다고 밝혔으나 주가는 최근 나흘간에만 26% 가까이 올랐다.에이치앤티는 작년 10월 우즈베키스탄 규사광산사업 추진을 호재로 태양광에너지 대장주로 떠오르며 한때 최고 8만1000원까지 올랐다가 최저 4300원대까지 급락했었다.지난해 영업이익이 1500만원에 그쳐 새내기주 체면을 구긴 바로비젼도 21일 상한가인 4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재무건전성이 낮은 중소형주 중심의 투기성 단타투자가 증가하면서 이들 부실기업 주가의 이상 급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코스닥시장에서 부실업체들이 갑자기 폭등한다는 것은 곧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그만큼 위축돼 막연한 급등주 찾기에 매달리기 때문"이라며 "일부 단타 세력들이 낙폭 큰 중소형 부실종목을 대상으로 기술적 반등을 주장하지만 기업의 경영상황을 고려치 않고 단순히 차트에만 매달리는 것은 위험천만하다"고 지적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