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명 디자인 회사들이 층마다 각기 다른 솜씨를 발휘한 객실,러닝머신 등 개인용 운동기구가 설치된 객실,파티를 즐기려는 투숙객을 위한 복층형 객실….

서울 시내 특급호텔들이 '랜드마크형 객실'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기존의 천편일률적인 스위트룸과 차별화해 갈수록 줄어드는 투숙객의 발길을 붙들려는 방편이다.

호텔 개조 작업에 가장 큰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은 롯데호텔서울이다.1000억원가량의 투자비를 들여 작년부터 대대적인 객실 탐바꿈 작업을 진행,지난해 11월 1차로 본관 29층부터 34층까지 74개 객실을 개조했다.눈에 띄는 특징은 층별로 솜(SOM),윌슨&어소시에이츠(Wilson & Associates),에이치비에이(HBA),바베이몰튼(Babey Moulton) 등 다른 디자인 회사를 써서 분위기를 다양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4개 회사 모두 호텔 객실 인테리어 분야에서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며 "솜의 객실은 전면 유리를 사용하는 등 단순하면서도 공간 활용을 최대화한 게 특징이고,윌슨&어소시에이츠사는 전체적으로 현대적인 느낌의 디자인에 다양한 스타일의 가구와 소품을 활용해 부티크 호텔을 연상시킨다"고 설명했다.하얀색 벽면과 기하학적인 무늬의 카펫이 조화를 이룬 에이치비에이의 객실은 실용성과 고급스러움을 겸비했다는 게 회사 측의 자평.바베이몰튼사는 동양적인 느낌의 디자인을 강조했다.

웨스틴조선호텔은 2006년 말부터 '웨스틴 워크아웃 룸' 두 개를 운영하고 있다.러닝머신이나 실내용 자전거를 비롯해 덤벨,요가매트,스테빌리티 볼 등 다양한 운동 기구들이 구비돼 있다.필라테스,요가 DVD와 각종 운동 관련 잡지와 책들도 비치해 놨다.

조선호텔 관계자는 "호텔 객실을 하나의 개인 사무실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개념에서 더 나아가 객실 안에 개인용 피트니스센터를 갖춘 호텔로 진화한 것"이라고 소개했다.하루 투숙료는 48만원이다.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의 복층 스위트룸은 친구나 선후배,직장 동료와 파티를 할 수 있게 고안해 낸 국내 유일의 객실이다.2층엔 타입별로 각각 자쿠지 욕조,슈퍼 킹 사이즈의 침대,서재 등이 있으며 1층에는 63인치 PDP TV를 갖춘 작은 거실이 마련돼 있다.한쪽 벽면을 대형 통유리창으로 만들어 놓은 것도 특징이다.'처녀들의 수다' 패키지가 35만∼45만원이며,기본 세명을 기준으로 칵테일 바,파티 음식,DVD,거품 목욕,조식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은 커플룸,패밀리룸,레이디스룸 등 세 가지의 다른 컨셉트를 갖고 있는 '스토리 룸'을 운영하고 있다.패밀리룸엔 아기와 산책을 즐길 수 있도록 스토케의 100만원짜리 유모차와 아기 담요도 비치해 놨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