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개설 실험 이번엔…"

이사회 중심 경영을 추진해온 SK그룹이 주요 계열사별로 '이사회 평가제도'를 도입한다.

아직 이사회 중심 경영이 정착되지 못한 국내 기업 여건을 고려할 때,지주회사체제 전환을 마무리하고 있는 SK의 이번 실험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획기적 실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SK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K에너지는 최근 이사회 평가제도를 가장 먼저 도입했으며 SK㈜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도 이사회 평가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19일 SK에 따르면 SK에너지는 최근 이사회 의결을 거쳐 '이사회 평가제도'를 도입했다.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내.외 이사들의 출석률,이사회 참여 현황,제안 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다.

SK에너지는 우선 사내.외 이사들이 주주들을 대표해 이사회 활동을 자체적으로 평가한 후,주주들이 직접 이사회 평가에 참여하는 방안도 향후 추진할 예정이다.

그룹의 지주회사인 SK㈜를 비롯해 SK텔레콤,SK네트웍스 등 나머지 주력 계열사들도 이 같은 '이사회 평가제도' 도입을 추진 중이다.



특히 SK는 이사회의 전체적인 평가뿐만 아니라 사내.외 이사들의 개인적 성과를 평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거부감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각각의 사내.외 이사 및 최고경영자(CEO)까지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다는 구상이다.이를 위해 이사회 사무국은 이사회 평가서를 만들고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독립적인 보상위원회나 지배구조평가위원회(가칭)를 조직해 평가 업무를 관장할 예정이다.

SK는 앞으로 이 같은 이사회 평가 결과를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시하고 주주들이 이사회의 활동 내역에 대해 손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시행할 예정이다.이사회 평가 결과는 사내.외 이사들의 보상 및 연임 여부 결정에 활용된다.

SK 관계자는 "이사회 평가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이사회의 독립성과 직무수행의 효율성을 높여나가기 위한 것"이라며 "대신 이사회 멤버들이 회사 내부의 재무 및 경영 정보를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는 '이사회 정보제공시스템' 등을 마련해 경영 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사전에 충분히 제공하는 등 직무수행과 관련된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