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중소업체, 전문가 상담 크게 늘어

선화정밀, 7개월만에 매출 33억 → 50억

"대기업의 경영과 기술을 따라잡으려면 외부 컨설팅을 받아야지요."

경기 부천의 휴대폰.프레스금형 제조업체인 선화정밀 송갑영 대표(55)는 11일 "중소기업청이 소개해준 외부 컨설턴트로부터 지난해 5월부터 생산성 향상에 대한 자문을 받고 매출이 5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사람이 일일이 지켜 봐야 했던 15대의 프레스기를 모두 무인화하자 생산시간이 줄고 품질이 좋아지면서 나타난 성과다.

선화정밀은 컨설팅을 받으면서 사람 손으로 치우던 생산 과정의 찌꺼기(스크랩)를 제거하는 기구를 설치하고 문제가 생기면 자동으로 경고등이 켜지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제각각이던 금형틀을 표준화해 40분이나 걸리던 금형틀 교체 시간을 3분으로 단축했다.

직원들도 기계를 지키던 단순 업무 대신 현장 옆 사무실에서 금형 관련 공부를 하거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회의를 하면서 불량률을 거의 '제로(0)'까지 떨어뜨렸다.

이 회사가 시설개선.컨설팅에 사용한 비용은 총 1억원.컨설팅 비용 1000만원 중 700만원은 중소기업청의 무상 지원을 받았다.

송 대표는 "직원 22명에 2006년 매출액이 33억원인 영세 규모 기업으로선 큰 지출이었지만 매출액이 크게 늘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외부인은 현장을 모른다'며 외부 전문가로부터 자문받는 것을 꺼려왔던 영세 제조업체들에 컨설팅 바람이 불고 있다.

중소기업청 산하 기관인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에 따르면 중기청이 2005년부터 도입한 컨설팅비용지원제도(업체 규모와 컨설팅 성격에 따라 비용의 50~80% 내 지원)를 통해 컨설팅을 받은 중소기업 수는 첫해 1740개에서 지난해 3394개(제조업체 비중 78.2%)로 두 배 늘었다.

특히 직원 수가 20명 이하인 영세 소기업 비중은 2005년 47.9%에서 지난해 67.8%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지속적인 인건비.원자재값 상승과 납품단가 인하 압력,고유가에 중국산 제품과의 경쟁 등으로 사업 여건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서다.

김태완 KMAC(한국능률협회컨설팅) 생산혁신BU장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소제조업체들은 컨설팅의 효과에 대해 부정적이었는데 최근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물류 등 직.간접 생산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중소기업이 크게 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대기업에 비해 부족한 기술력을 보완하기 위한 기술 컨설팅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간 외부 전문가를 초빙,절삭공구 관련 기술교육을 진행한 안영문 ㈜덕명 사장은 "컨설턴트의 전문지식을 일회성으로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컨설턴트와 손잡고 신제품 개발에 관한 시뮬레이션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개발 능력이 향상됐다며 만족스러워했다.

한편 중소기업 컨설팅 수요가 증가하면서 일부 부실한 컨설팅업체들이 알맹이 없는 보고서를 내놓은 뒤 무책임하게 비용만 청구하는 피해 사례도 함께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컨설팅을 받기 전에 업체의 실적이나 주변의 평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