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은 학교가 아니다.

관객들은 뭔가를 배우기보다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하고 즐기기를 원한다.

오리지널팀이 공연 중인 뮤지컬 '위 윌 록 유'는 이 공식에 충실하다.

영국 런던의 가장 유명한 도미니언 극장에서 2000회 이상 공연했고 티켓 판매액이 7100만달러에 이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팀 리더였던 프레디 머큐리가 1991년 에이즈로 죽은 뒤 퀸의 음악을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퀸의 생음악을 듣고 싶어하는 관객들의 열기는 갈수록 뜨거워졌다.

'위 윌 록 유'는 아바의 음악에 이야기를 붙인 뮤지컬 '맘마미아'처럼 영국의 전설적인 록그룹 퀸의 음악에 줄거리를 입힌 것.'보헤미안 랩소디''위 아 더 챔피언스' 등 24곡을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배경은 서기 2300년 '글로벌소프트'란 회사가 인류를 통제하는 가상세계.음악과 악기를 금지한 이 시대에 주인공 갈릴레오가 전설 속의 악기와 록음악을 찾아간다는 내용이다.

퀸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와 드러머 로저 테일러가 음악감독으로 직접 나섰고 '미스터 빈'의 작가 벤 엘튼이 시나리오를 썼다.

엉성한 줄거리에도 불구하고 공연 내내 눈과 귀가 즐겁다.

단순히 퀸의 노래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대사마다 퀸에 대한 헌사들이 가득 들어 있기 때문이다.

배역 이름인 갈릴레오 피가로,스카라무쉬,킬러퀸 등도 퀸의 노랫말에 나오는 인명.

다소 컬트적인 캐릭터 역시 재미있다.

주인공 갈릴레오와 함께 글로벌소프트사에 대항하는 보헤미안들의 이름은 존 레논,오지 오스본,클리프 리처드,마이클 잭슨 등 지금까지 팝 역사상 최고의 주가를 올린 인물들.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우락부락한 남자의 이름이고 마돈나는 마음씨 좋게 생긴 변태 아저씨의 애칭이다.

퀸의 한국 팬이 많지만 한번도 내한한 적이 없었기 때문인지 공연장의 열기는 엄청나다.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나올 때마다 내지르는 함성도 분위기를 더욱 짜릿하게 한다.

커튼콜에서 '보헤미안 랩소디'가 울려퍼질 때는 모든 관객이 주저없이 일어날 정도다.

오는 24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4만~15만원.

1588-4558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