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빌헤무스 클롬프 운하 전문 컨설팅업체 DHV 국장

"유럽에선 기업들이 빠른 속도보다는 운하와 같은 '믿을만한'(reliable) 운송 수단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추세입니다.

기업들이 운하 이용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만큼 운하의 발전 가능성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 운하 전문 컨설팅업체인 DHV의 빌헤무스 클롬프 국장은 유럽 내륙 운하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클롬프 국장은 "내륙 운하는 도로처럼 교통 정체나 사고 위험성이 크지 않고 정해진 시간에 화물을 운송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며 "도로를 통해 운송된 수출입 화물이 하역장 등에서 대기하는 시간을 고려할 때 도로와 운하 운송을 단순히 트럭과 배의 속도로 비교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내륙 운하는 화물 운송의 도로 의존도를 분산시킴으로써 매년 도로 신설에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투자비를 줄이고 대기 오염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클롬프 국장은 경부 운하를 주축으로 한 한반도 대운하의 경제성과 관련,"구체적으로 연구해 보지 않아 정확한 경제효과를 산출할 순 없다"며 "하지만 화물운송의 도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운하 주변의 산업단지와 위락시설 조성을 통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는 한국 내륙 지역의 경제적 발전을 유도하는 것도 운하 건설로 기대할 수 있는 경제효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2년 전 인천과 한강을 잇는 경인운하의 경제적 타당성 검토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