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 판매계약 체결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데도 증권사들이 잇따라 호재성 재료로 평가하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어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주가 역시 이러한 증권사들의 호평에도 역주행을 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속을 시커멓게 타들어가게 하고 있다.

◆ 미얀마 가스유전 판매계약은 언제?

자원개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 2005년 6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미얀마 가스전에서 매장량이 확인됐고, 중국과 판매계약만 체결되면 이른바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고 장담해 왔다.

하지만 판매계약 성사가 계속 지연되면서 투자자들이 위험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은 채 불안한 관망세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상태가 2년여간 거듭되고 있다.

강영원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은 지난해 11월 한 언론사 기자를 만나 "미얀마 가스전에서 생산되는 가스의 판매와 관련, 중국을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해 빠르면 연내 협상을 마무리짓기로 했다"면서 "2011년 하반기부터 본격 생산되는 미얀마 가스전 판매치를 더하면 2012년 실제 매출과 영업이익은 이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지난해 12월 5일 공시에서도 "중국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하고 파이프 라인 개발 방식에 의한 판매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추후 진행사항에 대해서는 2008년 6월 5일까지 재공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과 가스 판매계약은 체결을 확정짓지 못한 채 해를 넘겨 신뢰성에 대우인터내셔널의 사업계획에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증권사들은 미얀마 가스유전 판매임박을 들이대면서 긍정적인 보고서만 내놓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말 대우인터내셔널이 미얀마 가스전 판매계약을 앞두고 있어 투자 기회라는 분석을 내놓은데 이어 11일에도 단기 실적 부진에 실망하기엔 이른 시점이라며 또한번 미얀마 가스전을 들고 나왔다.

이 증권사 정연우 애널리스트는 대우인터내셔널에 대해 기업가치를 결정짓는 여러 변수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미얀마 가스전이라고 볼 때 단기적인 영업실적 부진에 실망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5만500원을 유지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2년간 4만원을 축으로 횡보하고 있지만 이러한 추세를 바꿀 수 있는 변수는 미얀마 가스전으로 판단된다"면서 "가스전 판매계약에 따라 주당 적정가치가 최소 4만5600원에서 5만9400원까지 변동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안먀 가스전과 관련해 보수적으로 가스 판매가격을 산정하더라도 현 주가수준은 절호의 매수 기회"라며 "목표주가도 향후 체결될 가스 판매단가의 윤곽이 드라나면 그에 맞춰 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양증권도 11일 대우인터내셔널에 대해 올해 무역부문 성장세를 겸비한 자원개발주로 부각될 것이라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김승원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우인터내셔널은 올해 무역부문의 안정적인 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얀마 가스전에 대한 계약체결, 서캄차카 및 아제르바이젠 유전광구에 대한 시추탐사 등의 자원개발 모멘텀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미얀마 가스전도 지난해 4월 시작된 중국측과의 협상이 8월 가스전 매장량에 대한 공인인증 취득 후 본격화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김 애널리스트는 미얀마 가스전 개발에 따른 투자비 집행 등 순차입금 증가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요인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미얀마 유전과 관련해 새로운 소식이 없는데도 계속 긍정적인 보고서를 내면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짊어지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인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 언제까지 미워도 다시한번!

이러한 증권사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후퇴를 거듭하고 있다.

11일 대우인터내셔널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로 출발하다 오전 11시15분 현재 0.57% 오른 3만5200원에 거래되며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또 지난 5일에는 4분기 실적발표 이후 장중 한때 3만3700원때까지 떨어졌고, 지난달말에는 3만3000원까지 기록하면서 52주 최저가인 3만2900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개인투자자는 증권투자사이트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가스판매 관련해서는 아무 소식도 없고 사장의 연막전술에 투자자들은 지쳐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실제 미얀마 가스전 판매계약 성사여부와 그 시점이 언제가 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과거 회사 측이 계약성사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계속 내놓았지만 현실화된 것이 없었던 만큼 예측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협상이 거의 마무리된 시점에 있다는 전언 등이 있는 것으로 볼 때 오는 3월 열릴 주주총회가 발표시점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