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와 대통령실장(현 청와대 비서실장)을 각각 맡게 될 한승수 유엔기후변화특사와 유우익 서울대 교수는 깊은 인연은 없지만 30년 가까이 알고 지낸 사이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지난 1980년대 초반. 한승수 총리 후보자가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로 5년째 재직하고 있던 때 유우익 실장 내정자가 같은 대학 지리학과 조교수로 부임하면서 부터다.

학과는 달랐지만 선후배 교수로 지내면서 두 사람은 호감을 가졌고, 이후 때때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인연을 이어갔다고 한다.

한 총리 후보자는 최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유 실장 내정자에 대해 "서울대에서 같이 교수 생활해서 잘 알고 있다.

굉장히 학문적으로 업적이 높고 현명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또 유 내정자도 한 후보자에 대해 "교수 시절부터 선배로 잘 알고 지냈다"면서 "그 분이 교직을 떠나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으신 이후에도 가끔 전화통화를 하면서 안부를 묻는 사이였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잠시나마 정부에서 같이 일한 연결고리도 갖고 있다.

한 후보자가 지난 1987년 상공부 무역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시작으로 관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 상공부 장관, 주미 대사 등을 거쳐 문민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에 올랐을 때 유 내정자가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으로 참여한 것.
그러나 유 내정자가 이후에도 계속 학교에 머무른 반면 한 후보자는 3선 국회의원, 외교통상부 장관, 유엔총회 의장 등에 오르며 승승장구하면서 이들은 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

두 사람의 인연을 다시 한번 이어준 것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유 내정자는 이 당선인의 외곽자문기구인 국제전략연구원(GSI) 원장으로 일찌감치 새 정부에서 일할 것으로 예측됐었고 한 후보자는 `자원외교형 총리'의 적임자로 발탁돼 `재상(宰相)'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

이 당선인의 한 측근은 "한 후보자는 강원도 출신에 연세대를 졸업한 뒤 주로 공직의 길을 걸었고, 유 내정자는 영남 출신에 서울대를 졸업한 뒤 학계에 머물러 서로 다른 행보를 보였다"며 "그러나 같은 대학 교수와 청와대 2인자라는 공통점만으로도 대단한 인연인 셈"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