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이 30일 공천심사위원장에 박재승 전 대한변협 회장을 임명하면서 당내에 '공천 칼바람'이 매섭게 몰아칠 전망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 뜻이 법이라는 자세로 욕을 먹더라도 계파,지역,현역 의원 여부 등에 대한 일체의 고려 없이 공정하게 공천을 하겠다"고 밝혀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예고했다.

손학규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무난한 공천은 무난한 죽음을 가져올 것이다.

공천심사위의 독립성을 보장하고,심사위원 중 외부인사를 과반수로 늘리며,선임권을 공심위원장이 갖도록 하겠다"며 박 위원장에게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신당은 설 연휴 전까지 공심위 구성을 마친다는 방침이다.

당헌상 공심위는 위원장과 당연직인 사무총장 등 10∼20명으로 구성된다.

공천 작업은 당 쇄신위가 마련한 쇄신안과 당헌을 기본 뼈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쇄신안에는 현역의 기득권이나 계파 이해관계를 배제하는 혁명적 공천을 실시한다는 원칙 하에 당 정체성을 무시하고 정책적 혼선을 부추기거나 오만과 독선을 보이면서 당 규율을 해친 인사들에 대해선 엄중한 책임규명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는 '현역들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 태풍이 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물론 현실정치 경험이 없는 박 위원장이 난마처럼 얽힌 당내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칼을 들이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없지는 않다.

당 대표를 비롯해 중진들의 수도권 징발론과 친노 배제론 등이 제기되고 있는 데 더해 '호남 물갈이론'에 대한 호남 현역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고,정동영계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