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경매에 응찰한 작품이 유찰되면 경매회사가 매입해주는 '낙찰보증제'가 국내 처음 실시된다.

로또복권 판매서비스 업체 한국로터리서비스(KLS)의 자회사인 인터알리아(미술품 경매 및 전시판매ㆍ대표 김종길)는 오는 5월 말 실시되는 첫 경매에서 낙찰보증제를 도입한다고 29일 밝혔다.

낙찰 보증제는 미술작품 위탁자와 협의를 통해 일정 금액을 보증하기로 한 작품에 대해서는 낙찰이 되지 않더라도 약속한 금액을 지급하는 제도다.

크리스티 소더비 필립스 등 해외 경매회사들도 보다 좋은 작품을 경매에 올리는 수단으로 일부 활용하고 있다.

김종길 대표는 "미술품 경매시장에 낙찰 보증제가 본격적으로 실시되면 위탁자는 필요할 때 언제든지 미술품을 현금화할 수 있어 환금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데다 엄선된 작품만을 대상에 포함시키기 때문에 응찰자도 안심하고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인터알리아는 낙찰 금액과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위탁수수료율을 3%만 적용키로 했다.

서울옥션,K옥션 등 기존 경매회사들이 낙찰금액에 따라 수수료를 10~15% 정도 차등 적용한 것과 비교하면 70~80%나 더 저렴한 것.특히 인터알리아는 5월 실시하는 첫 경매에서는 모든 출품작에 대해 위탁수수료율를 물리지 않는'0% 수수로율'이벤트도 마련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인터알리아는 자본금 98억원에 운용자금 300억원을 갖고 출범한다"면서 "상당 기간 손해를 감수한다는 생각으로 경매에 뛰어드는 만큼 미술품 거래의 중심축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알리아가 이처럼 낙찰보증제를 실시하고 위탁 수수료율을 낮출 경우 경매업계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업체가 워낙 파격적 조건으로 경매를 하는 만큼 기존 경매회사의 고객 중 일부가 이동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미술품 경매가 공산품이 아닌,고가의 창작물을 거래하는 것이어서 단기간에 자리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기반이 취약한 국내 미술시장에서 좋은 작품을 가진 소장자를 경매에 불러내고 응찰자를 끌어들이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인터알리아는 첫 경매에 앞서 서울 삼성동에 마련된 1800㎡ 규모의 전시공간 '아트스페이스'(Art Space)에서 개관전(2월21일~3월20일)을 연다.

'일탈의 기술'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서는 30~40대 작가 16명의 작품 80여점을 보여준다.

(02)3479-0164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