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 신용대출 시장 달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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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대출액이 1000만원 미만인 소액 신용대출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시중은행들이 올 하반기부터 소액 신용대출 사업에 진출키로 한 가운데 캐피털업체와 저축은행들이 소액 신용대출 영업을 강화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게다가 카드사들도 올 들어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사업을 확대할 채비를 하고 있고 법정 최고 이자율이 66%에서 49%로 떨어진 대부업체들까지도 제도권 금융사들과 일전을 불사할 태세여서 올해 소액 신용대출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캐피털업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현재 현대캐피탈과 한국씨티그룹 캐피탈,대우캐피탈 등 이른바 캐피털 업계 '빅3'의 개인 신용 대출액이 총 2조1900억원으로 나타났다.6개월 전에 비해 5000억원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한국씨티그룹 캐피탈 관계자는 "수도권과 경제 상황이 좋은 지방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 신용대출 시장이 커지면서 새롭게 이 시장에 진출하는 캐피털업체도 늘고 있다.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캐피탈은 2003년 카드사태 이후 중단했던 신용대출 사업을 지난해부터 재개했으며 GM대우차의 자회사로 자동차 할부 및 리스를 주로 취급하던 우리캐피탈은 지난해 7월부터 개인 신용대출에 나섰다.루터앤파트너스라는 사모펀드(PEF)에 인수된 아주오토리스도 지난 21일 '애프터6'라는 상품명으로 소액 신용대출 영업을 시작했다.
우리캐피탈 관계자는 "자동차 금융을 주로 하는 캐피털사들의 경우 실적 변동이 심해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소액 신용대출에 새롭게 진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들도 부동산 경기 침체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이 위축되자 개인 신용대출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업계 1위인 솔로몬저축은행과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최근 6개월 만에 개인 신용대출액을 40% 이상 끌어올려 지난해 말 1000억원을 돌파했으며 같은 기간 HK저축은행은 신용대출 잔액을 395억원에서 1300억원으로 4배 이상 키웠다.뿐만 아니라 대부업계 1위인 러시앤캐시도 1년 만에 자산을 4.5배 늘려 작년 9월 말 기준 7000억원 이상의 대출액을 기록하고 있다.
소액 신용대출이 금융사의 '블루오션'으로 부상하면서 각 금융사들은 차별화된 영업을 통해 고객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카드사들은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사업을 강화할 예정인 데다 올 하반기부터 은행들도 자회사를 통해 소액 신용대출 시장에 새롭게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에 인수된 우리파이낸셜(옛 한미캐피탈)은 하반기 진출을 목표로 시장 조사와 인력 확보에 들어갔으며 국민은행과 농협도 연내 소비자금융 전문 회사를 인수하거나 새로 설립해 소액 신용대출 사업에 뛰어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들은 신용평가시스템을 구축하고 일반인을 상대로 소액 신용대출에 나서고 있다.이 과정에서 금융사들은 고객 신용심사를 강화하기 위해 신용평가사인 한국개인신용(KCB) 등과 제휴를 맺고 있다.
물론 급속히 커지고 있는 개인 신용대출이 부실화될 경우 해당 금융사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이중무 KT캐피탈 전략기획실장은 "현재 금융사들은 직접 개인 신용대출 고객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대출 모집인들이 데리고 온 고객에게 대출을 해주고 있어 리스크 관리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