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매년 2월 말에 열어왔던 주주총회를 올해는 비자금 특검수사를 감안해 3월 중순 이후로 연기할 것으로 보인다.이에 따라 각 계열사 주총에 앞서 실시될 것으로 예상됐던 그룹 정기 임원인사도 3월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25일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특검 수사로 인해 계열사 임원들이 줄소환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주총회를 예정대로 2월에 개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분위기"라며 "3월 중순 이후에 주총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매년 2월28일 또는 29일에 주총을 열었지만 올해는 아직까지 주총 날짜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매년 2월 초 주총 안건 상정을 위해 열었던 이사회도 올해는 개최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삼성SDI,삼성테크윈,삼성SDS,에스원,삼성물산 등 2월 말에 주총을 열어왔던 다른 계열사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이에 따라 삼성그룹 내 12월 결산 계열사들의 주총은 이르면 3월 중순,늦으면 3월 말께 개최될 전망이다.현행 상법 및 증권거래법 상 이들 계열사들은 결산일(이전연도 12월31일)로부터 90일 이내,즉 3월 말 이전까지 주총을 열 수 있다.

계열사 주총이 연기될 경우 삼성그룹의 정기 인사도 당초보다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삼성은 당초 2월 말 계열사 주총 개최에 앞서 임기가 만료되는 등기이사들의 거취를 결정하는 수준에서 소폭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