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부회장은 24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재계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며 "이제는 경총이 기업의 시어머니 노릇을 하겠다"고 밝혔다.

경총은 지난 30여년간 노동계에 맞서는 기업들의 '입'을 자처하며 노사 문제 해결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노사 갈등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총의 역할에도 변화가 올 것이라는 게 김 부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그동안 경총은 국내 노동운동의 역사와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이제는 기업들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경총의 새 역할로 일자리 창출과 투명경영 선도를 꼽았다.

그는 "비정규직 문제와 실업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경총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외국투자자들이 국내에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는 새 정부의 구상이 국내 기업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하는 것도 경총의 몫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회장은 "이명박 정부의 '비즈니스 프렌들리(기업 친화적)' 정책은 국내외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뜻"이라며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기업들의 막연한 기대는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