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 사상 처음으로 사제가 파문당할 전망이다.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는 24일 '성모 발현(發顯)' 논란을 빚어온 '나주 윤율리아와 그 관련 현상들에 대한 교령'을 발표해 "(이들이 만든) 임의적 경당과 성모동산 등에서 성사(聖事) 또는 준성사 의식을 주관하거나 참여하면 성직자와 평신도를 막론하고 자동으로 파문된다"고 선언했다.

최 대주교는 또 윤율리아와 관련 현상들을 '사적 계시'와 '기적'이라고 주장해온 장모 신부에 대해 "광주대교구 소속 사제의 자격과 권리를 더 이상 보유할 수 없으며 사제서품 때 부여한 '전국공용 교구 사제 특별권한' 일체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장 신부는 광주대교구는 물론 다른 교구에서도 미사집전ㆍ성사집행 등을 할 수 없어 사제로서 자격과 권리를 박탈당하게 됐으며,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을 경우 자동 파문된다.

사제가 파문당하는 것은 한국천주교에서 처음있는 일이며,소속 교구가 사유를 명시한 채 사제를 제적한 것도 처음이다.

광주대교구는 "장 신부가 두 번에 걸친 교구 참사회에서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아 교구장에게 서약한 순명의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사제와 평신도들도 윤율리아 측에 한 번만 더 참여하면 자동 파문당하게 돼 대규모 파문 사태가 예상된다.

나주 성모동산에서는 윤율리아라는 여성 신자가 1985년 6월 성모상이 눈물을 흘렸다고 주장한 것을 계기로 '성모 발현(發顯)' 논란이 계속돼 왔으며 수천명의 신자와 일부 사제까지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대교구는 이에 대해 "신앙 일탈행위"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으며,그동안 4차례에 걸쳐 교구장 명의의 공지문과 사목지침 등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에 '자동파문'이라는 최후 통첩을 보냈다.

광주대교구 관계자는 "이들은 본당의 주일미사 참례 등 통상적인 신앙생활,모금 및 금품수수에 대한 회계장부 제시 등의 지시사항마저 받아들이지 않은 채 한국 주교단과 교회를 비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