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소로스 "수십년 신용팽창이 재앙 불러‥슈퍼붐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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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거물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의 경제 진단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주목받고 있다.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한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은 23,24일 블룸버그통신 CNN 등과 인터뷰를 갖고 "이번 위기는 4~10년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찾아오던 기존 위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슈퍼 붐(super boom·초호황)이 끝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위기는 수십년간 지속돼 온 신용 팽창이 몰고온 재앙"이라며 "이번 사태의 배후엔 '시장은 마술을 부린다'고 현혹해 온 시장 근본주의자(마켓 펀더멘털리스트)들이 자리 잡고 있다"고 비난했다.
◆소비붐은 빚으로 만든 모래성
소로스는 이번 위기를 "달러화를 기반으로 한 신용 팽창이 몰고온 재앙"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미국은 10여년간 인플레이션보다 낮은 대출 금리를 유지하는 팽창적 신용공급 정책을 구사했다.
이러한 신용 팽창에 기여한 것이 세계 긴축 통화로 군림해 온 달러화다.
미국의 대규모 무역수지 적자로 해외로 유출됐던 달러화는 미국 국채 등을 매입하기 위해 다시 미국으로 들어왔다.
이처럼 재활용되는 달러화 덕택에 미국은 소비 붐을 이루며 3% 이상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
빚으로 창출한 소비 붐은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번 위기는 예고된 재앙이라는 게 그의 견해다.
◆'모든 것이 잘못됐다'
소로스는 시장 근본주의자들을 금융 위기의 배후로 지목했다.
지난 수십년간 미국 경제는 '스스로 균형을 찾아간다'고 믿는 마켓 펀더멘털리즘의 잘못된 인식 아래 운영돼 왔다는 주장이다.
시장 근본주의자들은 1980년대 고(故)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등장과 함께 경제 정책의 주도권을 쥐었다.
그들은 레이건 전 대통령이 즐겨 표현한 대로 '시장이 마술을 부린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들은 명백하게 틀렸다"는 게 소로스의 주장이다.
그는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금융 시스템의 붕괴를 막은 것은 시장이 아니라 당국의 개입이었다"고 주장했다.
소로스는 "리스크를 측정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한 (파생)금융상품이 등장해 은행들 스스로 운용하기 시작하면서 금융 당국은 통제력을 잃었다"며 "국제 신용평가사들도 파생 상품을 개발한 쪽의 말만 믿은 채 평가를 내리는 직무 유기를 범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잘못될 수 있는 모든 것이 잘못되고 말았다"고 탄식했다.
소로스는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에게도 화살을 날렸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금리를 너무 오랫동안 낮은 수준으로 가져가는 우를 범했다"고 꼬집었다.
◆달러패권시대 종말 고할 것
소로스는 "은행들과 투자자들의 신용 흐름이 끊기고 있어 미국의 경기 침체는 거의 확실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신용 팽창이란 약에 취해 있는 시장은 FRB가 또다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유동성 공급)을 동원해 발등의 불을 꺼 주길 바라고 있다"며 "하지만 FRB의 경기부양 능력은 한계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로스는 "갖고 있을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달러화를 다른 나라들이 예전처럼 사려 하지 않는다"며 "이번 금융 위기로 달러화 패권시대는 종말을 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번 미국발 금융 위기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중국은 세계 경제의 엔진이 되고 있고 인도와 일부 산유국들도 견고하다"며 신흥국의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다만 "현재의 금융 위기로 인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등과 같은 정치적 긴장이 조성되면 글로벌 경제는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
그는 "최근 위기는 수십년간 지속돼 온 신용 팽창이 몰고온 재앙"이라며 "이번 사태의 배후엔 '시장은 마술을 부린다'고 현혹해 온 시장 근본주의자(마켓 펀더멘털리스트)들이 자리 잡고 있다"고 비난했다.
◆소비붐은 빚으로 만든 모래성
소로스는 이번 위기를 "달러화를 기반으로 한 신용 팽창이 몰고온 재앙"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미국은 10여년간 인플레이션보다 낮은 대출 금리를 유지하는 팽창적 신용공급 정책을 구사했다.
이러한 신용 팽창에 기여한 것이 세계 긴축 통화로 군림해 온 달러화다.
미국의 대규모 무역수지 적자로 해외로 유출됐던 달러화는 미국 국채 등을 매입하기 위해 다시 미국으로 들어왔다.
이처럼 재활용되는 달러화 덕택에 미국은 소비 붐을 이루며 3% 이상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
빚으로 창출한 소비 붐은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번 위기는 예고된 재앙이라는 게 그의 견해다.
◆'모든 것이 잘못됐다'
소로스는 시장 근본주의자들을 금융 위기의 배후로 지목했다.
지난 수십년간 미국 경제는 '스스로 균형을 찾아간다'고 믿는 마켓 펀더멘털리즘의 잘못된 인식 아래 운영돼 왔다는 주장이다.
시장 근본주의자들은 1980년대 고(故)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등장과 함께 경제 정책의 주도권을 쥐었다.
그들은 레이건 전 대통령이 즐겨 표현한 대로 '시장이 마술을 부린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들은 명백하게 틀렸다"는 게 소로스의 주장이다.
그는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금융 시스템의 붕괴를 막은 것은 시장이 아니라 당국의 개입이었다"고 주장했다.
소로스는 "리스크를 측정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한 (파생)금융상품이 등장해 은행들 스스로 운용하기 시작하면서 금융 당국은 통제력을 잃었다"며 "국제 신용평가사들도 파생 상품을 개발한 쪽의 말만 믿은 채 평가를 내리는 직무 유기를 범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잘못될 수 있는 모든 것이 잘못되고 말았다"고 탄식했다.
소로스는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에게도 화살을 날렸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금리를 너무 오랫동안 낮은 수준으로 가져가는 우를 범했다"고 꼬집었다.
◆달러패권시대 종말 고할 것
소로스는 "은행들과 투자자들의 신용 흐름이 끊기고 있어 미국의 경기 침체는 거의 확실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신용 팽창이란 약에 취해 있는 시장은 FRB가 또다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유동성 공급)을 동원해 발등의 불을 꺼 주길 바라고 있다"며 "하지만 FRB의 경기부양 능력은 한계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로스는 "갖고 있을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달러화를 다른 나라들이 예전처럼 사려 하지 않는다"며 "이번 금융 위기로 달러화 패권시대는 종말을 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번 미국발 금융 위기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중국은 세계 경제의 엔진이 되고 있고 인도와 일부 산유국들도 견고하다"며 신흥국의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다만 "현재의 금융 위기로 인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등과 같은 정치적 긴장이 조성되면 글로벌 경제는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