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각) 美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긴급 FOMC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와 재할인율을 각각 0.75%P 인하했다.

연준의 긴급회의 소집은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처음이며 0.75%P의 금리인하 역시 지난 80년대 초반 오일쇼크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안이 극에 달한 가운데 시장이 기대했던대로 연준이 조기 금리인하를 단행했지만, 이에 대한 해석은 엇갈리고 있다.

대우증권 김성주 연구원은 23일 분석 보고서에서 "연준의 전격적인 금리인하 이후 유럽 시장이 반등하고 美 증시도 낙폭을 크게 줄였다는 점에서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일단 우호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인하가 강한 정책 개입과 이번 사태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연준의 의지를 재확인시켜줬다는 점에서는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

그러나 금리인하 자체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이 예상보다 크다는 것을 시인한 것으로 해것될 수 있어 향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감이 더욱 증폭되고 그 수위도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발표된 경기 부양책만으로는 이번 사태를 막기 어렵다는 한계를 노출시킴과 동시에 주식시장에서도 단발성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성주 연구원은 "극과 극을 달리는 해석이 공존할 수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한 낙관론'을 견지한다"면서 "양 극단의 해석 가운데 전자에 무게를 두되 후자에 대해선 시간을 두고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혔다.

극도로 위축됐던 시장의 투자심리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함과 동시에 단기적으로 추가 급락의 고리를 끊고 반등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중기적 시장 흐름을 좌우할 공은 이제 경제지표를 확인하는 것으로 넘어갔다는 점에서 향후 발표될 경제지표에 대한 시장의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김 연구원은 오는 30일 공개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보다는 실질적인 경기지표로 판단할 수 있는 4분기 GDP 결과와 다음달 초 발표될 1월 고용동향 등이 향후 시장 흐름을 좌우하는 중요한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