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이 밀집,중국 베이징의 '월가'로 불리는 진룽지에(금융가)가 지금보다 네 배 넓은 면적으로 확대된다.

베이징시는 이곳에 국내외 금융회사를 유치하는 것은 물론 대규모 현대적 상권도 조성,금융타운으로 재단장하기로 했다.

중국 일간지 신징바오는 23일 톈안먼 서쪽 푸싱먼 일대에 조성된 진룽지에를 대폭 확대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푸청먼다지에와 서창안다루 1.18㎢ 면적으로 조성된 금융가를 4.77㎢ 규모로 넓히고 국내외 금융회사들을 추가로 유치키로 했다.

베이징시가 대규모 금융타운을 조성,국내외 금융회사가 밀집된 지역으로 만들면서 상하이 톈진 등과 중국 금융 중심지를 놓고 벌이고 있는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베이징시는 중국이 2006년 12월 위안화 소매업무를 대외 개방한 뒤 다수의 해외 금융회사들이 중국 비즈니스를 확대할 움직임이라며 이들을 유치,금융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금융타운을 만들기로 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진룽지에에는 중국 은행감독위원회 증권감독위원회 등 관청과 메릴린치 등 해외 투자은행 및 중국인민은행 등 국내외 은행이 다수 입주해 있다.

하나은행도 진룽지에에 현지법인을 냈다.특히 재정부 등 중앙관청과 거리가 가깝다는 점에서 최근 중국에 진출하는 금융업체들은 베이징에 본부를 두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건설은행장 출신으로 베이징의 금융산업 육성을 적극 추진했던 왕치산 현 베이징시장이 차기 경제부총리로 내정된 상태여서 금융타운 확장 계획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베이징 금융가에 있는 금융회사 자산 합계는 전국 금융회사 자산의 절반가량인 18조위안(2300조원)에 이르고 이들이 내는 세금은 베이징시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그러나 진룽지에 확장은 수천 가구의 주민 이주를 동반해야 해 반발이 예상된다. 확장 예정지에 들어간 웨탄난루와 웨탄베이루 근처는 서민 밀집 지역이다.

신징바오는 외국 자본의 유치가 필요하다면 주민들에게 사전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이 참가하는 공청회와 환경 평가가 선행돼야 하며 도시계획 자체도 시인민대표대회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만만찮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