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초보자인 김순진씨는 지난해 처음으로 펀드에 가입했지만 지금까지의 수익률은 마이너스다.투자 원금을 잃은 것도 실망스러웠는데,펀드에 손실이 났는데도 세금을 내야 한다는 설명에 더욱 기가 막혔다.소득이 없는데도 왜 세금을 내야 할까.

2000포인트를 상회하던 주가가 요즘 곤두박질 하면서 주식형 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특히 지난해 6월부터 한시적으로 3년간 비과세 혜택을 받게 된 해외 펀드는 상당한 인기를 모았지만 역시나 일부에서는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손실이 발생했는데도 세금을 내야 하는 경우는 왜 생기는 걸까.펀드의 과세 구조를 알아야 한다.일반적으로 펀드에는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편입되어 있다.편입비율에 따라 주식형과 채권형으로 나뉠 뿐이다.

주식에서 발생하는 수익 중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야 하지만 주식매매 차익과 평가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이 없다.주식 관련 수익의 대부분이 주식매매 차익이므로 주식에는 세금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반면에 채권매매 차익과 이자소득 등 채권 관련 이익은 모두가 과세 대상이다.

펀드의 전체 수익과 과세 대상 수익이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따라서 모든 펀드에는 전체적인 수익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가격'이 있고 과세 대상 소득만으로 이루어진 '과표기준가격'이 동시에 산정된다.

이와 같이 일부에 대해서만 과세하다 보니 김씨의 경우처럼 펀드에 편입된 채권에서는 이익이 발생했으나 주식에서 상당한 손실이 발생해 전체적으로는 손해를 본 경우 비과세인 주식 관련 손실은 제외되지만 채권 관련 이익은 과세 대상이 돼 세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해외 펀드는 펀드 자체에서 발생하는 과세 대상 소득뿐만 아니라 환매시 발생하는 환율 차이에 의한 손익도 과세 대상이어서 위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개연성도 많다.

지난해부터 금융소득이 4000만원을 넘으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되며,올해 5월부터는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소득세를 신고해야 한다.따라서 금융소득이 일정금액 이상인 펀드 가입자는 주식형 펀드나 해외 펀드가 무조건 비과세라고 잘못 이해해 과세 대상 소득을 확인하지 않으면 나중에 뜻하지 않은 세금을 내야 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현회계법인 현상기 세무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