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16일 정부조직 개편안을 확정함에 따라 총리 인선과 이명박 정부의 조각 작업도 속도를 내 이르면 이번 주말,늦어도 내주 초에는 명단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원 외교형' 총리 인선기준에 맞춰 전직 장관 또는 전문가 출신,실무적 능력을 갖춘 인사가 상당수 입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제부처 장관 인선과 관련, 인수위 관계자는 "당선인이 최대한 일 중심으로 경제부처 장관을 기용할 것"이라며 "4월 총선이 있어 정치인을 배제하고 해당 부처 업무를 꿰뚫고 있는 관료 출신,업무 추진력을 갖춘 민간인 중에서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관심이 쏠리는 총괄 경제부처의 수장,즉 기획재정부 장관에는 강만수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의 발탁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당초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복수로 거론됐지만 최근 들어 대통령실장(청와대 비서실장) 기용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후보군이 강 간사 '단일 후보'로 사실상 압축됐다는 게 인수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강 간사는 '747비전' 공약을 주도하는 등 당선인과 경제비전을 공유하고 있고,경력을 갖춘 재무관료(재경원 차관) 출신으로 새 정부 초기 개혁정책을 강력히 추진할 수 있는 '카리스마 관료'라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산자부,과학기술부,정보통신부의 기능이 합쳐지면서 기획재정부와 함께 경제정책의 쌍두마차가 될 지식경제부는 산자부 무역투자실장을 지낸 박봉규 대구시 정무부시장과 총선 불출마를 전제로 이윤성 한나라당 의원이 경합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해양부 장관으로는 건설교통부 차관을 지냈고 '부동산통'인 최재덕 인수위 경제2분과 인수위원과 김세호 전 건교부 차관,강현욱 인수위 새만금TF팀장 등이 물망에 올랐다.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주도한 유우익 서울대 교수도 거론되지만 당선인을 측근에서 보좌하기 위해 '청와대행(行)'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후문이다.

농수산식품부는 윤석원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이상무 전 농림부 기획관리실장,농림부 차관 출신인 서규용 한국농어민신문 사장 등이 거론된다.윤 교수는 대선 때 이 당선인의 농업부문 공약을 총괄했고,이 전 실장과 서 사장은 농림부에서 잔뼈가 굵은 관료 출신으로 당선인을 측면 지원해왔다.

'이명박 정부'의 초대 내각에는 관료가 아닌 민간인 출신 경제장관도 많게는 3~4명가량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노무현 정부 첫 내각의 경제부처 장관에는 진대제 정통부 장관이 유일했었다.하지만 이명박 당선인 주변에선 최고경영자(CE0) 출신이 강한 추진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감안돼 기업인 출신의 기용을 꾸준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적으로 박재완 인수위 정부혁신TF팀장은 "초대 금융위원회 위원장에 민간인 기용이 유력하다"고 말했다.인수위 안팎에서는 황영기 전 우리금융 회장이 초대 금융위원장 물망에 오른 가운데 윤증현 전 금융감독위원장과 백용호 이화여대 교수가 후보에 오르내리고 있다.

산업기능이 강화되는 지식경제부,농수산식품부 등도 당선인의 '코리아 세일즈' 구상에 따라 참신한 외부인사의 영입이 추진되고 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