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빅3' 자동차업체가 시련을 털어내고 '비상(飛上)'을 준비 중이다.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및 유럽차의 공세에 밀려 퇴조하던 미국 업체들이 그동안의 부진을 털고 대대적인 반격에 나설 태세다.

반격의 무기는 친환경 차량이다.빅3 모두 친환경차 양산으로 세계 자동차산업의 주도권을 다시 쥐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릭 왜고너 GM 회장,빌 포드 포드 회장,밥 나델리 크라이슬러 회장을 13일(현지시간) '2008 북미 국제오토쇼'에서 만났다.

◆릭 왜고너 GM 회장 "에탄올로 연비 20% 확장"

"에탄올 연료 차량이 자동차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 것이다."

릭 왜고너 GM 회장은 "세계 경제가 성장하면서 유가 급등은 일시적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며 "바이오 연료인 에탄올을 보급하는 것은 고유가와 환경 문제에 동시에 대처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했다.GM은 이번 모터쇼에서 에탄올 연료를 사용해 연비를 20% 향상시킨 엔진을 전면에 내세웠다.

왜고너 회장은 "미국에서 96%의 차량이 오직 석유에만 의존해 달리고 있다"며 "지금이 대안을 찾을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바이오 연료 뿐만 아니라 전기와 가솔린을 동시에 동력원으로 사용,연료를 획기적으로 절감시킬 수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개발 노력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왜고너 회장은 "연말까지 총 8개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미국에서 시판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4년간 16개의 하이브리드 모델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왜고너 회장은 "가능성이 낮긴 하지만 미국 경제가 계속 악화될 경우 매출 부진과 재정 악화로 이어져 본격적인 성장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빌 포드 포드 회장 "친환경차 개발 선두 나설것"

"증조부께서 100여년 전 포드 T모델로 혁명을 일으켰다.이제 연료절감 모델로 새로운 혁명을 시작하겠다."

빌 포드 포드 회장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선 친환경차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포드가 선두에 서겠다고 선언했다.

포드 회장은 "특히 노조 문제가 완전히 해결돼 이제 침체를 딛고 새로운 성장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고 강조했다.포드는 작년 11월 전미자동차노조(UAW)와 역사적인 임단 협상을 타결했다.협상에 따라 포드는 신입 직원에 낮춰진 임금을 적용하는 대신 미국 내 공장의 추가 폐쇄를 동결키로 했다.

포드 회장은 "매주 목요일마다 임원 회의를 열어 문제가 생길 때마다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있다"며 "내가 올해 전망치를 말할 순 없지만 올해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점은 분명하다"고 자신했다.이어 "유럽과 남미,아시아지역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드 회장은 올해 가장 큰 위협 요인에 대해 "북미경제의 침체가 가장 큰 걸림돌이며 글로벌 경기도 좋은 편은 아니다"고 말했다.

◆밥 나델리 크라이슬러 회장 "소형차로 남미 공략"

밥 나델리 크라이슬러 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닛산과 크라이슬러간 협력관계가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크라이슬러가 닛산차의 저연비 소형차를 공급받아 자사 브랜드를 붙여 남미 시장에서 판매키로 했다는 최근 보도를 확인한 것이다.

나델리 회장은 중국 최대의 체리자동차와 소형차의 공동 생산 및 수출에 합의한 것과 관련,"다양한 방면에서 제휴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델리 회장은 "어떤 친환경 기술로 갈 지는 소비자들의 판단에 따라야 한다"며 "고객의 얘기를 듣고 이에 적절하게 응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공장 설립이나 제품생산 과정,최종 생산 단계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친환경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크라이슬러가 내놓는 차를 고객들이 접하면 우리가 얼마나 지속가능한 발전에 신경을 쓰고 있는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라이슬러는 이번 모터쇼에서 △리튬이온 전지를 이용,한 번 충전하면 483㎞를 달릴 수 있는 '에코보이저' △리튬이온 전지와 디젤엔진을 결합해 연비가 ℓ당 46.4㎞인 '지프 레니게이드'△한 번 충전에 402km 이상 달릴 수 있는 전기차 '다지 제오 ' 등 3개의 친환경 차량을 선보였다.

디트로이트(미국)=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