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더 강해졌다.'

최경주(38.나이키골프)가 새해 벽두부터 승전보를 알려왔다.그것도 첫날 선두에 나선 뒤 단 한 차례도 그 자리를 빼앗기지 않은 완벽한 우승이었다.

14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CC(파70)에서 열린 미국PGA투어 소니오픈(총상금 530만달러) 4라운드에서 최경주는 1오버파(버디1.보기2)를 쳤으나 합계 14언더파 266타로 로리 사바티니(남아공)의 추격을 3타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2000년 미PGA투어 진출 이후 7승째다.2005년 크라이슬러클래식 우승 이후 4시즌 연속 매년 1승 이상씩을 올린 선수가 되며 전성기를 예고했다.또 2002탬파베이클래식에 이어 두 번째로 '와이어-투-와이어'(1∼4라운드 내내 1위 끝에 우승하는 것) 우승을 달성했다.

우승상금 95만4000달러를 포함,시즌초 두 대회만에 102만1500달러(약 9억9400만원)의 상금을 획득하며 상금랭킹 2위가 됐다.

최종라운드는 바짓가랑이가 휘날릴 정도로 하와이 특유의 강한 바람이 불어 선수들이 고전했다.핀 위치마저 까다로워 이날 언더파를 친 선수는 8명에 불과했다.

3라운드에서 2위 팀 윌킨슨(뉴질랜드)에게 4타 앞서 우승이 예견됐던 최경주는 최종일 17번홀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을 만큼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티샷은 쳤다 하면 벙커나 러프에 빠졌고 어프로치샷도 번번이 목표를 벗어났다.3m 이내의 버디 기회가 단 두 번밖에 없었다는 점이 이를 말해준다.1,2번홀에서 3.6m거리의 파세이브 퍼트를 성공하며 한숨을 돌린 최경주는 4번홀(파3)에서 3온1퍼트로 보기를 범했다.13번홀(파4)에서 3퍼트 보기로 사바티니에게 2타차로 쫓기는 위기도 맞았다.

그러나 최경주는 흔들리지 않았다.그가 2타차로 앞선 17번홀에 섰을 때 사바티니가 18번홀(파5)에서 2온에 성공했으나 이글 기회를 파로 마무리하면서 사실상 승부는 결정됐다.특히 18번홀에서 볼을 벙커에 빠뜨리고도 1m 버디퍼트를 성공하며 갤러리들의 축하를 받았다.

최경주는 "바람 때문에 힘든 경기를 했다"며 "타수를 줄이기보다 지키는 것이 우승을 향한 길이라고 생각하고 인내한 것이 우승컵을 가져다줬다"고 소감을 말했다.

재미교포 나상욱(24.코브라골프)은 18번홀에서 이글을 잡은 데 힘입어 공동 4위를 차지했다.15개 대회만의 10위권 진입이다.양용은(36.테일러메이드)은 '신인'가운데 세 번째로 좋은 공동 20위로 데뷔전을 무난하게 치렀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