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즌 연속 우승' 자부심 … 영어 인터뷰 아직 어려워
티타늄 소재ㆍ반달형 드라이버로 바꿔 소리 안나

볼이 벙커에 들어가도 모두 파나 버디로 연결한다.불과 일주일 새인데도 지난주엔 최하위권에서 맴돌다가 이번 주엔 우승을 했다.시즌 두 번째 대회에서 우승컵을 거머쥔 최경주에 대한 궁금증 몇 가지를 알아본다.

◆벙커샷 잘하는 것은 섬 출신이기 때문인가=최경주가 벙커샷을 잘하기로 정평이 나자 모래사장이 많은 전남 완도 출신이기 때문이라고 풀이하는 사람들이 있다.입문 때부터 모래사장에서 벙커샷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에 자연스레 벙커샷을 잘하게 됐다는 것.그러나 본인은 이 말에 고개를 젓는다.미국 진출 초기 국내와는 다른 그린 주변의 깊은 러프에 고전했는데,그러다 보니 '깊은 러프보다는 오히려 벙커가 낫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 벙커샷 연습에 집중했고,그것이 오늘날 벙커샷에 일가견을 갖게 된 배경이 됐다고 한다.

◆1주 사이에 성적 차이가 많이 난 이유는=지난주 정상급 선수 31명이 출전한 메르세데스챔피언십에서는 최하위권인 공동 28위에 머물렀다.그 일주일 후엔 우승했다.'골프가 그렇다'는 속성을 이해하더라도 뭔가 이유가 있을 듯하다.최경주의 로드매니저 임만성씨는 다음과 같이 풀이했다."첫 대회 1,2라운드 때는 지난해의 스윙 리듬을 찾지 못했다.시즌이 끝난 후 훈련을 했지만,가족과 함께 휴식도 취했기 때문에 실전 감각이 떨어졌다.그래서 2라운드 후 드라이빙레인지에 가서 샷을 가다듬었다.리듬이 돌아오니 3,4라운드에서는 연속 4언더파를 쳤다.순전히 경기 리듬 때문이라는 방증이다."

◆투어 정상급 선수인데도 어려움이 있는가=피부색이나 텃세로 차별 받는 일은 없어졌다.그러나 불편한 점은 있다.바로 의사소통 문제다.간단한 인터뷰는 스스로 하지만 깊은 내용이 담긴 인터뷰나 장시간 인터뷰 때는 아직도 통역이 필요하다.최경주는 생각을 100% 스스로 전달하지 못하는 점을 좀 불편하게 생각한다.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기록은=아시아 골퍼로 최다승을 거둔 것도,세계랭킹 '톱10'을 유지하는 것도 좋지만 자부심을 느끼는 기록은 '연속 시즌 우승' 기록이다.2005년부터 이번 소니오픈까지 네 시즌 연속 매년 1승 이상을 올렸다.그만큼 기복이 없이 꾸준히 성적을 낸다는 증거다.연속 시즌 우승 기록에서 최경주보다 앞선 현역 선수는 타이거 우즈(12시즌),비제이 싱(6시즌),필 미켈슨(4시즌)뿐이다.최경주는 "바로 그 세 선수 다음에 내가 있다"며 프라이드가 대단하다.

◆드라이버샷을 할 때 지난해처럼 소리가 나지 않는 이유는=클럽을 바꿨다.브랜드는 지난해와 같은 나이키 'SQ 스모'이지만 2008년형이다.2007년형에 비해 소재와 디자인에서 변화를 줘 소리가 일반 드라이버처럼 경쾌해졌다.요컨대 2007년형은 헤드에 복합소재를 썼으나 2008년형은 티타늄이다.디자인도 사각 대신 반달형 헤드를 채택,'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나지 않는다.그 결과 거리도 이번 대회에서 평균 306.9야드로 지난해 평균치(284.1야드)보다 23야드나 늘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