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13일 정부조직 개편과 관련, "(일부 공직자들이) 조직적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반(反)변화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당선인은 이날 대통령직인수위로부터 1차 종합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소수의 조직, 특히 주요한 부서에 있던 사람, 요직에 있던 사람들 중에 더더욱 시대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당선인의 이 같은 발언은 정부조직 개편을 앞두고 조직통폐합 대상인 일부 부처에서 반대 로비를 하거나 부정적 의견을 밝히고 있는 데 대한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 당선인은 "이제 우리는 바뀌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변화의 앞에 서 있기 때문에 간부들이 변화에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내 자리보다는 변하는 시대에 어떻게 하는 게 더 능률적이고 효율적이냐, 시대를 앞서가는 것이냐를 생각하는 게 간부와 고위직 공무원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또 "`내 자리가 어떻게 될까'라는 자세로는 시대변화를 이끌 수 없다고 생각하며 그런 점에서 대한민국 공직자들이 시대변화에 동참하기를 바란다"면서 "비록 내 자리는 없어져도 `이렇게 하는 게 좋겠다'고 제안을 하는 공직자로 바뀌어야 한다.

다행히 대부분 공직자들은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당선인은 "차기 5년간 대한민국이 잘 돼야 한다는 것 외에는 다른 것은 없다"면서 "개인의 야욕과 조직의 욕심을 버리고 오로지 대한민국이 어떻게 하면 어려운 국제환경 속에서 나아갈 수 있느냐 하는 것만 생각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특히 "공직자들이 일하는 것을 흔들 생각이 없다.

공직자 인원을 대폭 줄이겠다는 생각이 없다"면서 "안정 속에서 강한 변화를 요구하겠다.

안정 속의 변화라고 해서 변화가 지지부진하다는 것은 아니고 안정 속의 변화지만 효과적이고 강한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든 공직자들이 긍정적 사고를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주요 국정추진 과제와 관련, 이 당선인은 "앞으로 한 3개월 동안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문제를 별도로 검토하는 게 좋겠다.

5년을 장기로 본다면 중장기 전략을 정리하는 게 좋겠다"면서 "특히 우리가 지방분권이 돼 있는 나라고 더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지역의 얘기를 듣는 게 좋겠다.

중앙의 얘기로만은 안되며 기초단체, 아주 말단의 현실적인 얘기까지 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당선인은 인수위 활동 평가에 대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인수위가 많은 역할을 해 왔지만 이번 인수위는 자화자찬이 아니라 일을 아는 분들이 모여 차분히 일을 잘 해왔다고 높이 평가한다"면서 "오늘까지 인수위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준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기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