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실세금리가 뜀박질을 하면서 자동차 할부금리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9일 자동차메이커와 캐피털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 7일부터 기존 연 7.5%이던 36개월 할부금리를 연 8.25%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현대차가 할부금리를 올린 것은 1년 만이며 최근 조달금리 상승분을 할부금리에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2000만원짜리 현대차를 구입하면서 1000만원을 36개월 할부로 상환하기로 계약을 맺은 소비자의 경우 3년간 총 119만원의 이자를 내야 했지만 앞으로는 132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13만원가량의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다.

다른 자동차 메이커들은 이미 할부금리를 올렸다.

작년 1월 전 차종에 대해 연 5.5%의 할부금리를 적용하던 르노삼성자동차는 현재 SM5에 연 6.5%,SM7에 연 7.75%의 할부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GM대우도 작년 1월 연 6% 할부금리를 적용하던 마티즈와 연 6.5%를 적용하던 젠트라,라세티에 대해 연 7.5%의 할부금리를 부과하고 있다.

자동차사와 제휴해 할부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캐피털사들은 그동안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을 할부금리에 반영하려 했지만 자동차 메이커들이 판매 촉진 차원에서 할부 금리 인상을 꺼려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금리 상승 기조가 뚜렷한 상황에서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캐피털사의 해외 차입마저 어려워지면서 제조사가 캐피털사에 보전해 줘야 하는 금액이 급증했다.

자동차 1위 메이커인 현대차가 할부금리 인상을 결정하자 경쟁사들도 할부금리를 추가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GM대우 관계자는 "이미 조달 금리가 연 7%를 넘어섰기 때문에 다음 달쯤에 할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 금리 추이에 비춰볼 때 한동안 자동차 할부금리가 오를 수 있는 만큼 차메이커들이 판촉 차원에서 마련하는 저리 할부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