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올해 유통부문 화두는 중국시장 선점이다.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시장을 뒤로 하고 중국 내수시장 개척을 위해 백화점과 대형마트 진출로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 것.

롯데는 우선 시장선점에 초점을 맞췄다.

많은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신규점포를 여는 다점포 전략으로 중국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백화점을 필두로 대형마트,외식업 등 중국시장의 전방위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최근 중국 내 유통사업과 관련,중국시장을 6개 권역으로 나눠 올 상반기에 베이징의 명동으로 통하는 왕푸징에 중국백화점 1호점인 '러톈인타이(樂天銀泰)백화점'을 개장하는 데 이어 2009년부터 매년 2개이상 점포를 열어 오는 2017년까지 15~20개를 운영하겠다는 '다점포전략'을 수립했다.

◆국내백화점 최초로 중국 진출

롯데백화점은 올 상반기 베이징의 핵심 상권인 왕푸징에 국내 백화점 최초로 러톈인타이 백화점(해외점포로는 두 번째)을 열고 본격 중국시장 개척에 나선다.

롯데는 2006년 10월 중국 인타이그룹 자회사인 '저장인타이백화유한공사(浙江銀泰百貨有限公司)'와 합자법인인 '러톈인타이백화유한책임공사(樂天銀泰百貨有限責任公司)'를 설립,50% 지분을 투자한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베이징 왕푸징은 베이징의 메인도로인 창안로와 지하철 1호선이 인접해 있고,톈안먼 광장과 각종 소매시설,식음료,오락,고급 호텔 및 오피스 건물이 밀집해 있는 쇼핑.관광명소다.

롯데백화점은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8월 이전에 매장을 열어 세계 여러나라 사람들에게 '롯데'라는 브랜드를 알린다는 계획이다.

중국 롯데백화점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롯데카드를 발급,적립한 마일리지로 한국 롯데백화점에서 물건을 살 수 있고 국내 롯데 고객도 중국 롯데백화점에서 마일리지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또 중국의 소황제로 불리는 20대 소비영파워들을 공략하기 위해 백화점 내 문화센터를 개설하고 통상 로드숍이나 호텔 내에 입점해있는 구찌 등 해외명품브랜드를 백화점 1층에 전면 배치키로 했다.

롯데의 이일민 IR담당 이사는 "중국은 러시아,인도와 더불어 고성장하고 있고 향후 유통업이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큰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국내 백화점업계 최초로 러시아에 이어 중국까지 진출해 글로벌 백화점으로서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 국내 백화점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마크로 통해 공략

백화점 못지않게 롯데마트의 중국진출 행보도 분주하다.

롯데는 네덜란드계 중국 대형마트'마크로(8개점)'인수를 통해 중국시장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12월 중국 마크로를 운영하고 있는 스위스 에스에이치브이사 지분 49%를 약 780억원에 인수해 마크로의 경영권을 획득한 것.

중국 마크로는 현재 베이징 5개점과 톈진 2개점을 운영하고 있고,올 초 베이징에 추가로 1개점을 연다.

지난 한 해 동안 1500억원의 매출과 35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는 외국계 유통기업들과 달리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다.

롯데마트 측은 "베이징 기반의 유통기업을 인수한 것은 중국진출에 대한 상징적 의미뿐 아니라 중국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2004년부터 롯데마트가 운영중인 상하이,선전의 구매사무소와 협력해 중국 제조업체와의 협상 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올림픽을 기점으로 현재 700조원 규모(한국 160조원)의 중국 내수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롯데마트에 올해가 중국 진출의 적절한 시점인 것.

롯데마트는 중국의 부동산개발회사인 바오룽(寶龍)그룹이 짓는 복합쇼핑몰에 롯데마트를 입점하는 내용을 가지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는 이마트의 중국 내 다점포전략과 비슷한 형태다.

중국 내 유명 부동산개발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대형마트 사업의 최대관건인 부지확보 문제를 자연스럽게 해결한다는 전략인 셈이다.

이와 관련,올해 말 바오룽그룹이 칭다오에 건설 중인 복합쇼핑몰에 1호 점포를 개설한다.

김동민/안상미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