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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3.0 이젠 창조적 전환] (1부) ③ 빅사이언스를 상업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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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부) 사업분야의 전환 ③ 빅사이언스를 상업화하라

    스파이위성 만들던 기술로 우주관광 열었다


    작년 1월 말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클라우스 클라인펠트 지멘스 회장.그는 상기된 표정으로 프레스룸에 들러 기자들에게 '메가시티(Megacity) 보고서'를 돌렸다.

    서울 도쿄 뉴욕 등 세계 25개 도시의 주요 의사결정자를 대상으로 대도시의 현안을 심층 분석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기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지멘스는 '도시개발'이 아닌 전기ㆍ전자 솔루션업체이기 때문이다.

    "지멘스가 도시개발을 하지는 않지만 도시 현황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보고서 발표 후 세계의 여러 도시와 교통 에너지 환경 등의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맺었지요."

    독일 뮌헨 본사에서 만난 메가시티 담당 빌프리드 빈홀트 부사장은 당시 클라인펠트 회장의 흥분된 모습의 배경을 묻는 기자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지멘스가 개발한 기술을 전 세계 메가시티에 투입할 수 있는 이론적 배경이 담긴 종합보고서를 손에 쥐었으니 그럴만도 했겠다.

    빈홀트 부사장은 "놀라운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도시화는 지멘스에 커다란 기회"라며 "특히 공공분야는 지멘스가 매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보다 최소 두 배 이상 성장한다는 목표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멘스는 1847년 창업 이후 기초과학을 상업화해 그룹의 핵심 성장엔진으로 삼아온 기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1958년 인공 심장박동기를 개발한 데 이어 △1965년 실시간 진단 초음파기계 △1980년 디지털 방식의 전화교환 시스템 △2004년 다중튜브를 장착한 컴퓨터단층촬영장비(CT) 등을 세계 최초로 발명했다.

    발명품을 상업화해 막대한 이익을 올린 것은 물론이다.

    신규 특허등록 건수만 놓고봐도 독일 내 1위,유럽 내 3위다.

    하인리히 스투켄슈나이더 기술담당 부사장은 "기초과학의 상업화는 시간과 자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정부 및 대학과 돈독한 협력관계를 가져야 한다"면서 "특히 시장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 가지 분야의 기술을 발명하면 이를 그룹 내 각 부문으로 확산시키는 게 지멘스의 숨겨진 성공 비결이다.

    예컨대 의료장비를 위해 발명된 이미징기술의 경우 단시일 안에 그룹 내 보안 및 교통관리시스템 분야 등으로 확대 적용한다는 설명이다.

    지멘스와 여러 분야에서 경쟁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네덜란드의 필립스도 다르지 않다.

    필립스는 발명품을 상업화하는 과정에서 빠른 사업진행을 위해 사내벤처를 적극 육성하기도 한다.

    고효율 마이크로칩 개발업체인 핸드셰이크 솔루션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의 보우터 밴 루스트 최고경영자(CEO)는 "필립스가 20여년 전 개발한 과학 기술을 상품화하는 데 최근 성공했다"며 "필립스가 일정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추후 상장되면 필립스 역시 막대한 투자차익을 거두는 구조"라고 전했다.

    하지만 거대 과학(Big Science)을 상업화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투자비용이 천문학적인 규모이기 때문이다.

    2차대전 때의 원자탄이나 옛 소련의 스푸트니크 인공위성발 등 기초과학 기술을 실제 '제품'으로 만든 대형 프로젝트가 모두 정부 주도로 이뤄진 이유다.

    요즘엔 정부가 기초 과학을 주도하고 민간 업체가 이를 상업화하는 '윈-윈' 사례가 늘고 있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와 같은 바이오 제약사업,군사용 위성을 활용한 위성항법장치(GPS),고해상 위성지도를 이용해 호텔을 예약하거나 음식점을 검색할 수 있는 구글 어스,각국 방위산업체가 개발 중인 저궤도 우주관광 상품,군사용으로 개발된 시속 300㎞의 위그선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원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은 지금까지 선진 기술을 따라잡는 데 심혈을 기울여 어느 정도 성공할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경쟁 기업들을 앞지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각 사가 기술보호를 강화하는 추세여서 한계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기초 과학을 상업화려면 무엇보다 정부의 단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산업계의 시각이다.

    장기 투자가 필요하고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가 대학이나 연구소 등에 대한 직접 투자를 확대하고 이들과 기업 간 교류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뮌헨(독일)ㆍ암스테르담(네덜란드)=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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