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은행의 기업 대출 등 기업금융 시장은 지난해보다 다소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은행들의 곳간이 비어가고 있는 데다 국제금융시장의 불안,바젤Ⅱ(국제결제은행 신협약) 시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산업은행은 '2007년 기업금융 시장분석과 2008년 전망'이란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기업금융 순증액은 174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190조8000억원에 비해 8.7%(16조6000억원)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 등 금융권이 기업에 순공급한 자금이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는 계속해서 늘었으나 올해엔 4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다.

산은이 기업금융 시장 위축을 내다본 배경 중 가장 큰 것은 바젤Ⅱ의 도입.이 제도가 시행되면 소매대출이나 대기업대출 등에 대한 위험가중치는 낮아지는 반면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는 증가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바젤2 실시는 은행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심화시키고 이는 결국 중소기업 대출의 위축을 불러오게 된다는 판단이다.

부문별로 봤을 때 은행의 기업대출은 잔액 기준으로 올해 말 658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569조원보다 15.7%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증가율은 지난해의 23.4%에 비해 대폭 낮아지는 것.국민은행연구소는 특히 기업의 한도대출(마이너스대출)의 축소 및 은행들의 관리강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중소기업이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자 금융감독원이 10억원 미만은 가계대출로 간주하고,중소기업의 범위를 넓혀 중소기업의 대출 불이익을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의 자금 숨통이 확 트일 것으로 보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예금이탈로 인한 은행들의 대출 재원 부족은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은행들은 새해 벽두부터 연 7%의 고금리를 제시하며 자금 모으기에 나서고 있다.

이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8%대에 접어들었으며 웬만한 신용등급의 기업들은 연 10%에 가까운 금리를 주어야 은행 돈을 쓸 수 있게 됐다.

주택담보대출 시장도 올 상반기까지는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기 힘들 전망이다.

차기정부가 집값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고 이후 규제완화책을 내놓기로 한 만큼 당분간 현재 상태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