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하이신구의 경제적 의미요? 개혁개방 30년의 완결판이지요.중국의 미래도 여기에 달려있습니다."

지난달 24일 톈진 빈하이신구 관리위원회에서 만난 싱춘성 부주임은 수시로 찾아오는 해외 취재진을 맞느라 정신이 없었다.제2의 상하이 푸둥으로 불리는 빈하이신구.원자바오 총리가 2004년 톈진의 한 호텔에서 사흘을 묵으며 고민해 밑그림을 그렸다.인천경제자유구역의 10배 크기인 2270㎢의 땅에 약 60조원을 5년간 쏟아부어 첨단제조 물류 금융산업의 미래형 산업기지를 건설한다는 게 골자다.

계획도시답게 시원하게 뚫린 길과 크고 작은 건물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원뿔형의 대형 건물이 늘어선 금융가를 오가는 외국인들의 발걸음이 바빴다.시내 중심부인 디산다지에를 관통하는 경전철은 중국 기술로 만든 작품이다.

소음이 거의 없다.

빈하이신구 싱 부주임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 아래 소금밭이던 이곳이 첨단제조업체의 경연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간 1억개 이상의 휴대전화가 이곳에 있는 삼성전자 모토로라 등의 공장에서 쏟아진다.

도요타의 간판 자동차인 캠리도 이곳에서 만들어져 중국 전역으로 나간다.

에어버스는 세계 네 번째의 항공기 제작기지를 건설 중이다.

그 옆에는 중국 정부가 5400억위안을 들여 우주탐사용 로켓을 만드는 공장을 짓고 있다.

세계 500대 기업 중 이미 152개 회사가 공장을 차렸고 49개의 글로벌 R&D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첨단제조업체가 빈하이로 몰려드는 것은 완벽한 물류시스템 때문이다.

바다와 하늘 그리고 땅에서 상품이 다니는 길은 모두 혁신 중이다.

오는 7월이면 베이징과 톈진은 30분 안에 이동할 수 있는 고속전철로 연결된다.

왕복 4차선의 고속도로를 8차선으로 늘리는 공사도 한창이다.

바닷길도 더 활짝 열리고 있다.

현재 42㎢ 규모인 항만은 2010년까지 100㎢로 대폭 확장된다.

현재 59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적재용량)의 처리용량은 앞으로 2년 안에 1200만TEU로 불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