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식시장의 화두는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가 열릴 것인가 하는 점이다.

한국 증시는 그간 선진국이나 신흥 증시에 비해 저평가돼 왔다.

저평가 정도는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 30% 안팎에 달했지만 지난해 주가 급등으로 10% 수준으로 완화됐다.

여세를 몰아 올해는 프리미엄 시대를 열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올 증시전망이 엇갈리긴 하지만 4년째 이어진 장기 상승 추세를 중단시킬 만한 악재는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불안정성이 고조된 국제금융시장의 여건을 감안할 때 대세상승 국면에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런 논란을 반영해 작년 7월 역사적인 '2000시대'를 열었던 코스피지수는 이후 5개월 동안 조정을 보이며 1900 수준에서 한 해를 마무리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의 긴 그림자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불거질 때마다 주가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었다.

낙관론자들은 국내외 기업이익의 증가가 예상되고 시중자금도 주식시장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에 코스피지수가 대세상승 추세를 이어가 2400~2500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부사장은 "세계경제 팽창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글로벌 유동성이 아시아로 몰리고 있고 국내 자금 흐름도 증시로 집중되고 있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주가가 올라 2500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지수 2500은 PER 15.5배에 해당하는 지수로,선진국 평균 13~14배보다 10%가량 높은 수준이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아시아는 높은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주가상승률과 밸류에이션(이익 대비 주가 수준)에서 선진국을 압도했다"며 "안정적인 이익 증가에 힘입어 우리 증시도 올해는 아시아 프리미엄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내다봤다.

새 정부 출범도 호재다.

박종록 한화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 출범 후 1년 동안은 대부분 주가가 올랐다"며 "투자 촉진과 친기업 정책을 취할 새 대통령의 취임이 우호적인 주가흐름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낙관론자들은 상황이 악화되더라도 올 코스피지수의 저점이 1700 근처에서 지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큰 폭의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종우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장기간 지속된 글로벌 유동성 확장이 끝나가고 있어 전 세계 자산가격 상승 사이클도 마무리 국면"이라며 "1분기 중 고점에 오른 뒤 하락 반전해 1500선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가 등락이 큰 변동성 장세가 펼쳐질 것이란 분석도 많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업이익 둔화 조짐으로 인해 당분간 변동성이 큰 조정장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상반기에는 보유 주식 처분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베이징 올림픽도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경제의 불안정성이 올림픽 이후 증대될 것"이라며 "코스피지수도 이를 반영해 상반기 2400까지 오른 뒤 하반기에는 조정흐름을 보일 것"으로 진단했다.

코스닥시장도 유가증권시장에 보조를 맞춰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은 "많은 코스닥 중소기업들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익을 늘려가고 있다"며 "코스닥지수는 670~900선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세계경제의 불안정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코스닥에 투자할 때는 특히 실적호전주 중심의 교과서적인 전략에 치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