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의 역사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역사였고 앞으로도 이러한 역사는 계속되어야 한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그룹 회장은 2005년 1월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현대차 40년의 성장 신화와 앞으로의 과제를 압축한 말이다.

정 회장은 현대.기아차가 중대 기로에 섰거나 고비를 맞을 때마다 특유의 화법으로 임직원들을 격려하면서 글로벌 경영을 이끌어 왔다.

"우리는 아직 작은 성공에 도취되어 있을 때가 아니다"(2001년 1월2일 시무식).현대.기아차가 2000년 판매 270만대,매출 30조원으로 전년에 비해 30%나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을 때도 정 회장은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임직원들이 자만심에 빠져드는 것을 경계했다.

품질 향상을 위한 현장 경영은 정 회장의 트레이드 마크다.

그는 2002년 1월28일 울산 공장을 방문,"생산과 품질 향상에 만족이란 있을 수 없다"며 끊임없는 노력을 강조했다.

발로 뛰는 현장 경영 덕분에 현대차의 품질이 글로벌 업체 수준에 도달하자 정 회장은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정 회장은 2004년 4월 미국 JD파워의 신차 초기품질조사(IQS)에서 쏘나타가 중형 세단 부문 1위를 기록한 뒤 가진 월례 조회(6월)에서 "당초 목표보다 3년 앞당겨 도요타를 제친 것은 그동안의 품질 및 현장 경영의 결실"이라며 "이젠 양적 성장에서 나아가 질적 성장을 이루는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환율 하락과 경쟁 심화 등으로 위험이 닥쳐오자 '위기 관리'를 화두로 제시했다.

정 회장은 2005년 1월4일 시무식에서 "경영 환경이 악화되면 그동안 표면에 나타나지 않았던 문제들이 드러나게 된다"며 "기업의 진정한 경쟁력은 비상 상황에서 판가름 난다"고 말했다.

대내외 악재가 겹쳐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은 지난해에는 강도 높은 '비상 경영'을 강조했다.

그는 작년 1월 시무식에서 "창의성과 개척 정신으로 대내외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 8일 중국 옌청에서 열린 기아차 중국 제2공장 준공식에 참석,"'비 온 뒤에 땅이 더욱 굳어진다'는 말이 있다"며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기아차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