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쟁력강화특위에 대운하 등 6개 TF
"전문성.정무기능 동시 고려" 평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마침내 윤곽을 드러냈다.

새 인수위는 위원장과 부위원장, 산하 7개 분과 및 1개 특위로 구성됐다.

이 당선자는 25일 인수위원장에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 부위원장에 4선의 김형오 의원을 임명함으로써 인수위를 `비(非)정치인 위원장-정치인 부위원장' 체제로 구성했다.

이는 업무의 전문성과 정무적 기능을 동시에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수위는 대통령 취임식 전날인 내년 2월24일까지 활동하면서 정부 부처와 청와대의 주요 현안 및 업무를 인수인계 받아 공백없이 차기 정권이 출범할 수 있도록 하는 막중한 역할을 하게 된다.

또 이 당선자가 향후 5년 간 국정을 이끌어갈 청사진을 짜는 중차대한 역할도 맡는다.

이경숙 인수위원장은 금명간 인수위 조직 인선을 마무리 한 뒤 이르면 연내에 현판식과 상견례, 기본 활동방향 등을 논의한 뒤 내년 1월 초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조직구성 = 위원장과 부위원장, 산하 7개 분과 및 1개 특위로 짜여졌다.

위원장 산하에 국가경쟁력강화특위가 별도로 설치되고 실무기구로 ▲기획조정 ▲정무 ▲외교통일안보 ▲행정 ▲경제1 ▲경제2 ▲사회교육문화 등 7개 분과가 있다.

`이명박 인수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국가경쟁력강화특위에는 ▲정부혁신 및 규제개혁 ▲투자유치 ▲기후변화 및 에너지대책 ▲한반도 대운하 ▲새만금 ▲과학비즈니스벨트 등 6개 태스크포스(TF)가 설치된다.

그 밖의 기구로는 당선자 비서실과 당선자 자문위원단, 취임준비위원회, 국민성공정책제안센터, 대변인, 행정실 등이 있다.

분과별 업무를 보면 기획조정분과는 인수위의 전체 업무를 총괄조정하면서 국정과제 설정, 국정목표 및 세부 로드맵 수립 등의 역할을 한다.

정무분과는 청와대와 총리실, 감사원, 국가정보원, 중앙인사위 등을 소관부처로 하며 대통령 비서실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청와대의 기능과 역할을 중장기 국가경영전략에 맞게 재편하는 등의 작업을 하게 된다.

외교통일안보분과는 통일부와 국방부, 외교통상부를 소관부처로 하면서 대북정책과 한미관계를 비롯한 국제관계를 다룰 예정이다.

이명박 인수위에 새로 신설된 행정분과위는 행정자치부와 법무부, 법제처, 국정홍보처, 검찰청, 경찰청의 업무 인수인계 작업을 준비하는 동시에 행정조직 및 사법체계 개편 문제를 중점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1분과는 재경부, 예산처, 금감위, 공정위,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등을, 경제2분과는 산자부, 건교부, 과기부, 농림부, 정통부, 해양부 등을 담당한다.

경제1분과는 성장.투자, 2분과는 분배 업무를 병행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사회.교육.문화분과위는 교육부와 복지부, 노동부, 문화부, 환경부, 여성부, 보훈처 등의 업무 인수인계 작업을 하게 된다.

국가경쟁력강화특위는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국가적 어젠다를 다루는 기구로, 이 당선자의 넘버원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와 과학비즈니스 도시 건설 공약을 비롯해 최우선 과제인 정부조직 및 공기업 재편작업, 외국인투자 활성화 대책 등을 주로 다루게 된다.

국민성공정책제안센터는 국민의 여론을 수렴, 정책에 반영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구성원 면면 = 인수위 간사 및 실무위원 인선은 아직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분과장 역할을 대신할 간사에는 정치인이 대거 기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40, 50대 젊은 의원들이 전진배치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기획분과 박형준(47) 의원, 정무분과 정두언(50) 의원, 경제1분과 박재완(52) 의원, 경제2분과 최경환(52) 의원, 외교.안보.통일분과 현인택(53) 고려대 교수, 사회.문화.복지.교육 이주호(46) 의원, 사법.행정분과 김상희(56) 전 법무차관의 기용설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예상대로 인선안이 확정될 경우 7개 분과 간사 가운데 현역 의원이 5명, 비정치인이 2명인 셈이다.

또 `이명박 친정체제'를 강화하는 의미도 있어 보인다.

다만 정두언 의원의 인수위 합류는 아직 유동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제경쟁력강화특위 위원장에는 강만수 전 재경원 차관과 윤진식 전 산자부 장관이 복수로 거론되고 있고, 특위 산하 한반도대운하팀장은 경선 때부터 대운하 문제를 연구해 온 박승환 의원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유치팀장에는 윌리엄 라이벡 홍콩 금융감독국 부총재가 영입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분과위 간사 기용설이 나도는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박형준 의원은 동아대 교수 출신으로 경선 때부터 대변인 역할을 하면서 최측근으로 부상한 인물. 당내 소장파 의원 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 대표를 지냈으며 대표적인 당내 기획통으로 꼽힌다.

정두언 의원은 행시 24회 출신으로 정무장관실, 국무조정실을 거쳤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맡으면서 이 당선자와 인연을 맺었고, 대통령 출마 초기부터 그의 `복심'으로 활동해 왔다.

이번 인수위 조직의 큰 얼개를 그린 인물이기도 하다.

성균관대 교수 출신인 박재완 의원은 행시 23회로 대통령경제수석보좌관 및 당 대표 비서실장을 지냈고, 친박(親朴.친박근혜)계인 최경환 의원은 행시 22회로 예산처 법무담당관을 역임했다.

두 사람의 발탁은 강재섭 대표와 박근혜 전 대표를 배려한 인사라는 분석이 있다.

현인택 교수는 이 당선자 외교.안보.대북인맥 학자 그룹의 좌장으로 알려져 있다.

향후 외교장관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인물이다.

이주호 의원은 한국개발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출신으로 이 당선자의 교육공약 작업을 주도했고, 김상희 전 차관은 `BBK 주가조작' 사건 대응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인수위와 차이점 = 이명박 인수위는 총 7개 분과, 1개 특위로 구성돼 6개 분과로만 이뤄졌던 `노무현 인수위'에 비해 1개 분과, 1개 특위가 늘어났다.

구체적인 인원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150명에서 최대 200명 미만으로, 직전 인수위의 247명 가량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인수위를 완전히 전문가 중심의 `정책.실무형'으로 짜라는 이 당선자의 특명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당선자가 정치인 인수위원장을 기용한 데 반해 이 당선자는 학자 출신의 비정치인을 임명한 것도 차이점이다.

노 당선자는 당시 임채정 민주당 정책위 의장을 인수위원장에 임명했었다.

다만 인수위 실무분과의 경우 노 당선자가 철저히 학자 중심으로 꾸린 반면 이 당선자는 상대적으로 정치인을 많이 기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기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