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휴대용 단말기 시장에서는 PDA가 지고 스마트폰이 떴다.

대표적 PDA 제조업체인 미국 팜은 적자 수렁으로 빠졌고 스마트폰 '블랙베리'로 유명한 캐나다 림(RIM:리서치인모션)은 유례없이 좋은 실적을 거뒀다.

휴대용 단말기 시장의 수요 변화가 극명한 한 해였다.

통신 기능이 없는 PDA가 퇴조하면서 스마트폰이 이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PDA 명가였던 팜은 11월30일 마감된 분기 실적에서 주당 9센트,총 96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도 지난해보다 11% 감소한 3억4960만달러에 그쳤다.

그나마 위안은 스마트폰 판매가 늘었다는 점이다.

팜은 이 기간 전년 대비 11% 증가한 68만6000대의 스마트폰을 팔았다.

실적 발표 직후에는 팜 주가가 10% 이상 빠져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달했다.

반면 스마트폰 시장의 대표주자인 림은 올 3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 16억7000만달러,순이익 3억7050만달러(주당 65센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2배로 늘었고 순이익도 111% 증가했다.

올 3분기 블랙베리 휴대폰 출하량은 390만대에 달했고 블랙베리 서비스 가입자는 165만명이 늘었다.

이제 블랙베리 서비스 가입자는 1200만명이나 된다.

시장조사기업 IDC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세계 PDA 판매량은 73만8000여대로 1년 전 120만1000여대에 비해 39.3%나 감소했다.

세계 최대 PDA 업체인 팜은 44.6%의 점유율로 1위를 고수했지만 상처뿐인 영광이었다.

판매량이 1년 전 45만대에서 32만5000대로 27.8% 줄었다.

2위를 차지한 미국 HP의 PDA 판매량 역시 지난해보다 17.5% 줄어든 19만8100대에 그쳤다.

휴대용 기기 제조사들은 변신을 꾀하고 있다.

PDA 비중을 낮추면서 스마트폰 중심으로 사업을 전환하고 있다.

팜은 자사 OS뿐 아니라 윈도모바일 기반의 스마트폰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HP도 최근 통신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을 내놓았다.

한국 시장에도 내놓을 예정이다.

컨설팅 업체 커런트어날리시스의 애널리스트 애비 그린가트는 "기업용 시장에서는 림의 블랙베리,소비자 시장에서는 애플 '아이폰'의 아성이 막강해 팜이나 HP의 노력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