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한인 과학자가 환자의 피부 세포에서 여러 가지 장기와 조직 세포로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만능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는 미국과 일본의 연구진이 최근 초기 단계의 인간 피부세포를 이용해 줄기세포를 만든 기술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자신의 세포로 줄기세포를 만들어 병을 치료하는 환자 맞춤형 치료 시대를 예고하는 획기적인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박인현 하버드대 연구원은 저지 데일리 하버드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유전병 환자에게서 채취한 피부세포에 네 가지 유전자를 삽입,한 달 동안 배양한 결과 배아 줄기세포와 같은 모양의 세포가 탄생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정식 출판에 앞서 '네이처'지 인터넷판에 먼저 공개됐다.

박 박사팀은 이번 실험에서 태아 및 유아 성인과 환자의 피부세포를 각각 이용해 7개의 줄기세포주를 배양했으며 이들 모두 인간의 다른 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는 줄기세포주임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피부세포를 이용한 역분화 방식의 줄기세포 배양은 난자를 이용하지 않아 윤리적인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로 현재 미국과 일본의 연구팀이 이 방식에 성공한 이후 전 세계 연구진들이 이 분야 연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실정이다.

박 박사는 "이번 실험으로 특정 환자가 자기 세포를 통해 면역 거부반응 없이 치료용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앞으로 이 줄기세포 분화 과정을 통해 난치병의 줄기세포 치료가 가능한지에 대해 실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박사는 서울대 농생물학과를 졸업했으며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2005년부터 하버드대에 연구원으로 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