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라는 정치적 불확실성의 제거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영 시원찮았다.

20일 코스피 지수는 오히려 20일 이동평균선의 저항에 부딪히며 반등 하루만에 재하락했다.

외국인들의 순매도 공세가 이어졌고, 기관은 소극적인 매매로 일관하는 등 수급상의 변화도 관측되지 않았다.

정치적 변수의 증시 영향력이 제한적인 것임을 방증한 셈이다.

대신증권 김용균 투자정보팀장은 21일 "과거 네차례의 대선 이후 증시 수익률을 보더라도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가 주가 추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을 갖기 보단 국내 증시를 둘러싼 펀더멘털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대선 효과로 투자심리가 다소 살아나는 듯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물이 지수를 끌어내렸다"면서 "수급이 대선 재료를 확실히 누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증권사 윤자경 연구원은 "대선이라는 이슈 자체는 시장의 펀더멘털이나 수급 구도를 바꾸는데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지적한 가운데 "17대 대통령의 경우 임기초 상승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밝혔다.

통상 신임 대통령 임기 1년차에 증시가 상승해 2년차에 고점을 형성하는 경향이 있긴 했지만, 당시 경기 상황을 들여다보면 88년 이후 신임 대통령의 임기는 모두 경기 저점 국면에서 출발했다고 소개.

즉 경기가 나빠진 상황에서 신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효과를 발휘, 그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윤 연구원은 "그러나 현재는 경기 확장 국면이 지속돼온 터라 17대 대통령은 '경기 저점 출발'의 행운을 누리기 어렵다"면서 "따라서 임기초 주가 상승 역시 기대하기 어려울 듯 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명박 당선자의 시장 및 기업 친화정책에는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면서, 경제 환경의 선진화가 이머징 시장 내에서도 할인돼 있는 국내 증시를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20일 일부 수혜 업종들이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지만, 구체적인 정책 방향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둘 것을 권고.

현대증권 류용석 연구원도 "17대 대선 결과가 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이겠지만, 단기적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시야를 넓힐 것을 조언했다.

대선 효과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금융주에 대해선 단기적으로 긍정 접근이 가능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