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의 투자은행(IB) 부문을 대우증권과 합병시켜 새로운 투자은행으로 만든 뒤 경영권을 민간에 매각하는 방안이 추진될 전망이다.

투자은행 매각 전에 상호저축은행 2~3개를 추가로 합병,규모와 기능을 확대하는 안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명박 당선자 측 핵심 관계자는 20일 "차기 정부에서 산업은행만큼은 반드시 민영화할 것"이라며 "정책금융 부문과 IB 부문을 각각 별개 회사로 분리한 뒤 순수 정책금융 부문은 국책은행으로 유지하고 나머지 부문은 대우증권에 합병시킨 뒤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과정에서 소매금융 기능을 확충하기 위해 규모가 큰 상호저축은행 2~3개를 인수·합병하는 복안도 갖고 있다"면서 "'한국판 골드만삭스'로 불릴 만큼 세계적 경쟁력이 있는 초대형 IB를 만든 다음 공정한 절차를 거쳐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수 주체와 관련,"현행법 상으론 국민연금이 은행 경영권을 인수하지 못하게 돼 있어 큰 문제"라면서 "금산분리 원칙을 완화하겠다고 공약한 배경에는 이런 점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을 인수할 유력 후보로 국민연금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지분 처리 문제와 관련해서는 "은행을 분리하기 전에 대우조선,대우인터내셔널,현대건설,하이닉스 등의 지분을 모두 매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당선자는 대선 공약을 통해 "산업은행 민영화로 조달한 자금 중 20조원을 중소기업 지원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